시인 정정민/시

수줍은 연-관곡지 8월

무정 정 정민 2016. 8. 17. 18:47

수줍은 연-8월의 관곡지 

수줍은 연/무정 정정민 널따란 푸른 잎 사이 살짝 고개 내민 꽃 눈 부신 태양이 부끄럽더냐 어린 소녀처럼 짓는 미소 나도 따라 웃는다 부처의 설법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구나

8월의 관곡지 연-무정 정정민 관곡지에 가면 다양한 연을 볼 수 있다. 일반 연도 그렇거니와 수련도 다양하다 8월이면 일반 연은 갈무리를 해야 하는 때인데 이번 8월은 아직도 볼만한 연이 많았다 커터란 꽃송이 백련 홍련 그리고 주변에는 열대 수련도 많았다 35도의 고열 속에서도 청초하게 핀 꽃을 보면 더위를 견디며 카메라에 꽃 사진을 담아 볼 수밖에 없다 푸른 이파리에 우뚝 솟아 환하게 웃는 꽃 이파리 사이에 숨어 세상을 훔쳐보는 듯한 꽃 또 연밥 그 뒤로 보이는 푸른 벼포기 그리고 태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아쉽다면 내가 생각한 것만큼 앵글을 잘 잡지 못한다 나를 변명해 보면 카메라 장비가 변변치 못하고 인내 또한 부족하다 그렇다고 그냥 가랴 이꽃 저꽃 위에서 아래에서 옆에서 담다 보면 금세 한 시간이 가고 만다 절정의 시기를 지는 꽃도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나를 보는 듯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