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7. 1. 29. 09:58

꽃사슴
  

꽃사슴 詩 寫眞/茂正 鄭政敏 사슴아, 꽃사슴아! 나에게로 온 너의 순박한 눈망울에 눈먼 나를 외면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만난 곳이 푸른 동산이었지 맑은 물이 노래하던 곳 5월의 꾀꼬리도 가만있지 않았잖아 백설이 푸른 동산을 다 덮었을 지금도 너는 그토록 아름다운 맨발로 발 도장 찍으며 뛰어다니겠지 내가 그 설원으로 갈까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나에게 너는 아담한 뿔을 흔들며 오라는 듯 오지 말라는 듯 아름다운 갈색 털에 흰 매화 피우며 아른거리는구나. -인천 송도 쎈트럴파크-

꽃사슴/옮긴 글 소목(目) 사슴과(科)의 포유동물. 일명 ‘꽃사슴’이다. 산속에서 무리 지어 지내며 나뭇잎, 풀, 어린 싹, 이끼 등을 먹는다. 까맣고 큰 눈망울에 높이 솟은 뿔, 쭉 뻗은 다리를 지녔다. 몸에는 매화꽃잎 같은 흰 반점이 여러 개 있다. 일제시대에 남획되면서 급감하여 1940년대 남한에서는 멸종했다. 복을 가져오며 건강과 화목을 상징하는 동물로 조선시대 민화에 자주 등장한다.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 ‘국제자연보전연명 적색목록(IUCN Red List) 지역절멸(RE)’ 등급이다.

꽃사슴/무정 정정민 사슴을 보면 다가가서 본다 이상하리만큼 정겹다 이유가 무얼까 생각해 보니 뿔과 눈, 아담한 체구 때문으로 생각된다 맑고 고운 눈이 나를 끌어당긴다 순수하여 욕심을 부리지 않는 듯한 눈 아마 나도 저런 눈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 세상엔 추하고 악한 것들이 많다 내 내면도 그렇고 가끔은 탐욕스러워지는 마음도 그렇다 그렇다 하여도 저런 눈으로 본다면 아름다운 것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다 뿔은 내가 성수동 공장에 출근할 적 사장이 아일랜드산 녹용을 수입하여 나에게도 하나 주었다 그때 하숙집이 충무로였는데 하숙집 주인에게 줬더니 더 살 수 없겠느냐 하여 싼값에 사드린 적이 있다 그 이유가 사슴을 보면 뿔을 보고 탐을 내는 것 같다 꽃사슴을 매화 사슴이라 하기도 하는데 겨울에 더욱 매화꽃 문양이 짙게 나타나는 사슴은 우리나라 산은 사라졌다 일본강점기 때 녹용을 얻기 위해 사슴을 남획했기 때문이다 이 사슴은 염소보다는 작고 개보다는 약간 커서 나처럼 체구가 크지 않은 사람도 안아보기 좋다 물론 사슴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재빨리 피하긴 해도 혼자서 사슴을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그렇다 털은 얼마나 부드러울까 뿔을 만지면 혹 전기가 찌르르 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