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7. 7. 13. 08:34

달개비

내 사랑아/茂正 鄭政敏 내 얼마나 사랑해야 눈물 같은 달개비 꽃 하나 피어나게 할 수 있나 천 번을 부르며 눈물로 그 이름을 씻어도 내 맑은 가난으로는 그에게 향기가 되지 못했다 한 번의 사랑으로도 수만 송이 피우는 꽃이 있는데 내 사랑은 죽도록 아프기만 한 유리 꽃이 되었나 만지면 부서지고 마는 아까워 이름마저 부르지 못할 서러워 피지 못하는 내 사랑아!

달개비 전설-옮긴 글 옛날 어느 마을에 내기를 좋아하는 두 사람의 남정네가 있었는데, 자나깨나 내기에 몰두하였다. 처음엔 하잘 것 없는 내기를 하여 진 사람이 술을 사주는 식이었으나, 날이 갈수록 내기의 정도가 심각해졌다. 남정네들의 아내는 제발 내기를 그만두라고 애원했지만 그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 날 이 남정네들은 끔찍한 내기를 하게 되었다. 마을 뒤편의 절벽으로 올라가서 절벽 아래에 있는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 누가 살아나오는 지를 내기한 것이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내기를 하게 되자 아내들은 울면서 남편을 말렸다. 하지만 이미 내기에 중독된 남정네들은 아내들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친 채 절벽으로 기어 올라가서 푸른 파다 속으로 뛰어내렸다. 절벽까지 함께 따라 올라간 아내들은 남편이 물 위로 올라오기만을 기다렸으나, 두 남정네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내들의 간절한 기도가 허사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자릴 뜰 수 없어 기도하다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 이듬 해 그 자리에 풀이 한 웅큼 돋아났다 바닷물의 색을 닮은 꽃이 피었다고 한다. 두 손을 모은 형상을 한 달개비가. 꽃말 : 순간의 즐거움, 그리운 사이

달개비/무정 정정민 달개비는 논둑 밭둑 산길 화단 어디에나 흔하다 잡초라 화단에서 제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러 심는 달개비도 있다 달개비 중에도 희귀하거나 예쁜 것들이다 내가 만난 달개비를 몇 종류 모아 보았다 흰색 자주색 등이다 살아있는 동안 숫자는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모아가는 사진들이 쌓여 내 창고엔 헤아리기도 벅찰 수많은 사진이 사용되길 기다린다 오늘은 얼마 전 서울 푸른 수목원에서 모셔온 달개비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