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죽초碧竹草
-茂正 정정민-
푸른 이파리
푸른 꽃
하늘이
내려앉아 있다
잠자리
한 마리
뱅뱅 돌다
잠시 쉬어가면
이내 온 들이
깊은 고요 속으로
빠진다
나도 같이.
벽죽초:
닭의장풀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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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을 벽죽초라 하기도 한다
푸른 대나무 풀과 비슷하다는 이유
두보 시인이 이 풀을 사랑하여
그렇게 불렀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닭의장풀/다음야생화
닭의장풀은 ‘달개비’라고도 하며 누구나 알 정도로 친근한 이름이다.
산과 들은 물론 주택가 근처의 빈터에도 많이 피어 있다.
꽃잎의 모양이 닭 벼슬을 닮아서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침에 꽃이 피었다가 해가 저물면 지므로 서양에서는
‘데이플라워(Day flower)’라고 한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이름이 있는데, 꽃잎이 오리발을 닮아
압각초(鴨脚草)라고도 하며, 잎이 대나무처럼 마디를 가졌다고
죽절채(竹節菜)라고도 한다. 꽃이 푸르다 해서
남화초, 벽선화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 각처의 들에서 흔히 나는 한해살이풀로,
키는 15~50㎝이다. 비스듬히 자라며 가지가 갈라지고
마디는 큰 편인데, 마디가 있는 줄기를 잘라 물에 꽂으면
금세 뿌리를 내린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꽃이 피는 대나무’라고 해서
수반에 꽂아 키웠다고 한다.
잎은 길이가 5~7㎝, 폭은 1~2.5㎝로 어긋나는데,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7~8월에 하늘색 꽃이 피며,
꽃잎은 3장으로 위쪽의 2장은 크고 둥글며 파란색을 띠지만
아래쪽의 1장은 작고 흰색을 띤다. 꽃은 포에 싸여 있는데,
포의 길이는 2㎝로 심장형이며, 안으로 접히고 끝이 뾰족해진다.
겉에 털이 있는 경우도 있다. 9~10월경에 타원형 열매가 달린다.
닭의장풀과에 속하며 닭의밑씻개, 닭기씻개비, 닭의꼬꼬, 달개비,
닭의발씻개라고도 하고 계거초, 계정초, 번루 등으로도 불린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만큼 쓰이는 데도 많아 관상용, 식용,
약용으로 쓰인다. 어린잎과 줄기는 물론 꽃도 맛이 좋아
나물로도 먹고 샐러드에도 곁들여 먹는다.
전초를 약재로 사용하며, 파란색 염료로도 사용된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할린, 중국, 우수리 강 유역,
사할린, 북아메리카에 분포한다.
꽃말은 ‘순간의 즐거움’, ‘존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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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무정 정정민
길을 걸을 때 그저 무심히 걷지 않는다
길섶을 보며 작은 들꽃에 관심을 둔다
봄에도 보지만 여름에 그렇게 한다
당연히 가을에도 그렇다
그렇다고 겨울에 무심할까
자연현상 속에서 어떻게 변하는가를 살핀다
꽃이나 이파리나 열매가 겨울임에도
피어 있거나 푸르거나 삭과되지 않는 현상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두고 본다
어찌 생각하면 아주 사소하고 평범하여
보통은 그저 지나치는 일이다
한가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 한가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것은 여유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날마다 세심하고 꼼꼼하게 사소한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우주를 보고 싶다. 창조원리와 감사 그리고 감동을 통하여
행복해지고 싶다.
요 며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파트 샛길에서
닭의장풀을 스마트폰에 담아 보았다.
주로 그늘에 핀 것들이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저축한 사진에서 몇 장을 뽑아왔다.
내 행복을 증명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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