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물안개 /무정 정정민 온밤을 꼬박 지새우고도 잠들지 못하는 내 영혼아 그리도 안타까운 몸부림을 날마다 하는 거니 물안개 가득한 강가에서 손잡고 거닐던 추억 아직도 잊지 못해 자꾸 꿈을 꾸려 하는구나 꿈결인 듯 황홀한 그날로 가고 싶어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눈빛이 흐려져도 오히려 선명한 그날 물안개 아름다운 날이면 견디지 못하여 그 강으로 간다.

  

물안개/무정 정정민 더위가 대단하다 그래서 찜통더위란 말 대신 가마솥더위라 하는 것 같다 마치 가마솥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숨이 막힌다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에어컨을 싫어하는 가족 덕에 우리 집에는 에어컨이 없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만 많다 그런데 선풍기가 별반 소용없었다. 공기의 이동을 통하여 피부가 현 위치의 공기보다 차가운 공기를 느껴야 시원할 터인데 집 밖의 공기가 집 안 보다 더 높으니 그 공기를 끌어다 집안에 쏟아 놓은 들 시원할 까닭이 없다. 시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덥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백화점으로 향했다 필요한 것도 사고 시간도 보내면 절정의 더위는 지나갈 것으로 생각되어서다 지하 이층의 주차장은 시원했다 그리고 전철역도 시원했다 더구나 전철 안은 무척 시원했다 백화점이야 덥지는 않아 필요한 것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역시 집안은 한증막 수준이었다. 선풍기 바람은 온풍기와 같았다. 그래도 그것이 없는 것 보다는 좋았다 문득 어느 여름에 갔던 세미원과 배다리 그리고 두물머리가 생각났다 세미원 세족 탕은 뼈까지 시리게 했던 물 그리고 수련 위로 떨어지던 분수 배다리 밑의 물오리와 두물머리 커피집 그리고 홧도그와 물안개가 생각나 그때 담아온 사진과 안성 칠곡 저수지 물안개를 같이 묶어 보았다 역시 추억은 쉽게 가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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