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3. 4. 1. 00:04
2013. 4. 1. 00:04
할머니의 항아리/부천 옹기 박물관 3
할머니의 항아리
詩 寫眞/茂正 鄭政敏
항아리에는 쌀이 들어있다
절반이 조금 넘게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무엇을 채워야 해서
키가 크시지 않아
꽃 발 딛고 항아리에 손을 넣지만
손끝에는 쌀이 만져진다
그 쌀 속에 감추시는 것이 있다.
눈갈 사탕 그리고 감
마실 다녀오는 나를
은근하게 부르시고
쌀알 묻어나는 사탕을 주실 때가 있다
묵은쌀 냄새나는 사탕은
할머니 냄새도 따라온다
세월의 향기
달콤한 것만 있었던가
자식 사랑 탄식으로 보내고
그 자식의 자식을 눈물로 봐야 하는
짠한 마음도 있다.
세월이 흘러
빈 항아리만 남았다.
쌀만 채우랴
할머니가 그리운데
알사탕도 채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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