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잎
  

은행나무 숲/무정 정정민 천년의 꿈을 꾸는 나무는 매서운 바람에도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 가는허리 가냘픈 어깨를 같은 나무끼리 기대고 서서 자꾸 하늘로 하늘로만 오른다. 너무 바람이 차고 드센 겨울에는 미련을 두지 않고 잎을 땅에 떨어트려 발등의 동상을 막고 가지는 춤을 추며 찬서리 칼바람을 견디고 만다. 은행나무 숲에서는 향기가 난다. 인고한 나무에서 나는 사랑의 향기가 따뜻한 햇볕처럼 빛난다. 사랑은 이렇게 견디며 겨울을 나고 마침내 온 숲을 새들의 보금자리로 만든다. 은행나무 숲은 고요해도 전율이 흐른다. 견디는 것은 기도이기도 하여.

은행잎 단풍/글 무정 정정민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단풍을 보면 마음도 노랗게 물드는 것 같다 가을 단풍 중에 은행잎만큼 확연한 색상을 보이는 것도 많지 않다 늘 은행나무를 생각하면 인천 대공원 장수동 주차장 부근의 은행나무가 생각난다 크기도 대단하고 보기도 좋기 때문이다 지금쯤은 단풍이 들었을 터인데 절정기의 단풍 구경은 쉽지 않다 한 주간 정도 있다 잎이 지기 때문이다 어느 해 서울 숲에서 낙엽이 된 은행잎을 보았다 전날 비바람이 심하여 낙엽 된 은행잎이 융단처럼 펼쳐진 것도 장관이었다 그곳은 은행나무 숲이라서 정말 볼만했다. 가끔 우연히 이런 자연의 멋진 모습과 만나게 되는 때가 있는데 가을은 단풍과 낙엽이다. 오늘은 어느 나무가 이렇게 물들고 낙엽이 가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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