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공원 장미 2 장미 한 송이

장미 한 송이/무정 정정민 한 송이 아리따운 장미 6월의 태양 아래 눈부시구려 청 단풍 이파리를 건너온 바람결에 흔들리며 이슬 안고 웃는 모습 내 어찌 다 볼까요 눈이 있어도 차마 지켜보지 못하노니 농익은 연분홍 얼굴 샛별처럼 빛나는 눈빛 겹겹이 숨겨둔 미소가 심장을 요동치게 합니다. 은근한 향기는 이미 나를 중독 시켰소 어찌하오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이오 한 송이 장미 날마다 가시에 찔리오 상처투성이 나를 어찌할까요

  

황홀한 장미여 글 /무정 정정민 담 모퉁이를 돌아서면 붉게 핀 장미꽃이 보인다. 이 꽃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누군가를 만 날 것 같은 예감 때문일까. 그리운 추억에 대한 안타까움일까. 많은 사람의 얼굴이 영상 스 크린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이 꽃을 나도 무척 좋아하지만 아내도 무척 좋아한다. 초하에 피 어나는 꽃이 너무 붉어서 까만 것 같기도 하고 약간 더운 날 밤에 이 꽃을 보면 사무치게 그 리운 사람이 있었다는 생각도 한다. 내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당시에 너무 안타까 웠던 붉은 마음을 돌아보면 내 젊음이 가버린 안타까움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이런 사 연 때문에 장미를 좋아한다면 아내는 어떤 추억이 있는 것일까. 나 같은 옛사랑이 그리운 것 은 아닐까. 지난 것은 누구나 그리움이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둘째 딸과 셋이 서 장미꽃이 있음 직한 곳을 찾아 나섰으나 잘 가꾸어진 장미정원은 보지 못하고 말았다. 아 무래도 과거에 봤던 장미정원에 가야 할까 보다. 친구가 인천 대공원 장미밭이 너무 아름답다는 말을 작년에 했었다. 지나가는 말처럼 하 는 이야기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찾아갔으나 장미가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에 집 근처 산에 서 분홍 장미를 봤는데 그 꽃에서만 유독 향기가 많아 장미향을 잘 기억하고 오늘은 그 향 을 맡아 볼 수 있겠거니 했으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허망한 일이다. 기억 속 의 장미밭은 시골에서 자라면서 봤던 마당에 심어진 장미다. 그리고 도시에 나와서 감동받았 던 장미밭은 자연농원이었다. 이때쯤이면 축제를 할 터인데 멀어서 가지 못했다. 그리고는 일산호수공원에 핀 장미를 기억하는데 지금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하다. 자연농원은 다양 한 장미가 많기도 하지만 장미터널과 그 장미밭을 지나는 작은 열차가 정겨웠다. 벌써 10년 이 훌쩍 넘어버린 것 같다. 그리 오래된 기억 속의 농원은 지금은 더 많이 아름다워졌을지 도 모른다. 일산의 장미밭도 계속 장미를 심는 것을 봤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아름다워 졌으리라. 너무 보고 싶다. 내가 장미꽃을 선물 받았는지 생각해 보니 얼마 전에 꽃 사장님으로 부터 선물 받았던 생각 이 난다. 로즈데이도 지나고 장미꽃을 많이 만지셨을 사장님의 안부도 궁금하다. 장미꽃 한 다발에 다른 꽃도 같이 묶어서 주셨는데 꽃다발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본지라 그 모습도 기억 이 난다. 내가 누구에게 선물한 장미가 있었는지 생각하다가 몇 년 전에 아내에게 나이 수 만큼 장미꽃이 묶어진 꽃다발을 선물했던 기억이 난다. 그 꽃이 시들어 마른 꽃이 되어서도 아내는 그 꽃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던 모습이 새삼스럽다. 아내의 생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 다. 올해도 아내의 생일에는 장미꽃을 선물해야겠다. 아내가 좋아하는 장미를 선물한다면 아 내도 무척 좋아하겠지만 나도 그 꽃을 좋아하니 둘이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장미를 좋아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니 영혼을 노래한 장미 시인 정용진 시인님이 생각난다. ‘잠든 영혼이 눈을 뜨는/ 이른 아침/ 장미의 뜨락을 거닐면/ 소록소록/ 마음을 열며/ 피어 오르는 사랑의 숨결/ 더러는/ 눈길로 말하고/ 더러는/ 향기로 부르며/ 삶의 진실과 번뇌를/ 고백하는/ 여신의 숲엔/ 생명의 늪으로 빨려드는/ 무수한 영혼의/ 빛과 소리들....../ (장미 밭에서의 일부, 정용진 지음)' 장미밭을 일구기도 하시는 시인님은 미국에서 장미밭을 일구 시면서 행복한 삶을 사실 것이란 생각을 한다. 반면에 장미를 너무 좋아해서 장미 가시에 찔 려 죽었다는 독일 여류시인도 생각난다. 어릴 적 읽은 책 속에서 기억되는 시인은 가시에 찔 려서 죽었다고 하니 장미 가시에 찔림도 가볍게 생각하면 파상풍에 죽기도 하나보다. 색상과 크기도 다양하고 향도 다양한 장미꽃. 6월의 탄생화라 한다니 곧 닥칠 6월은 장미로 해서 행복한 달이 되었으면 한다. 창문을 열고 보면 덩굴장미가 피어난 모습이 보인다. 쥐똥 나무와 같이 심어진 초등학교 울타리 장미도 보인다. 황홀한 장미축제의 6월은 담 모퉁이를 지날 때마다 보이니 그 반가는 모습은 마음을 환하게 한다. 아내는 며칠 전에도 장미와 기타 의 꽃 재료로 꽃꽂이를 해 놓았는데 오늘 자세하게 보니 붉은 장미가 몇 송이 꽂혀있었다. 장미는 늘 이처럼 가까이 있었는데 싱싱하게 피어난 꽃을 보러 간 공원에서 장미를 보지 못 하고 와 버렸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충분한 사전지식을 가지 고 갔다면 잠 미를 봤을 터인데 하필이면 장미가 있는 곳만 빼고 공원을 누볐으니 정작 목표 한 장미는 보지 못한 셈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노란색 장미 붉은 장미 백 장미 등 수종의 장미를 보는 즐거움을 놓친 오늘 밤은 장미 꿈을 꾸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황홀한 장미의 성에서 잠자는 미녀를 보는 것은 아닐지. 그 잠자 는 공주를 구하러 가는 왕자가 되는 꿈은 꾸게 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황홀한 장미는 마음속에 가득 차 있다. 이슬을 꽃잎에 담고 있는 꽃이다. -05년5월 어느 날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