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지 6 소나무 숲
  

소나무 숲 詩 寫眞/茂正 鄭政敏 어린아이로 살고 싶다 어머니만 있다면 이 세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젓 한 모금이면 온 세상이 다 행복했다. 저 소 사무 숲은 어머니 내가 가장 아팠을 때 저 숲길을 가고 있었다. 작은 토담교회가 있던 붉은 황톳길 낙엽송의 향긋한 냄새 푹신한 쿳숀 익산 백련사 뒷길이었지 해가 서산으로 기울면 저 숲길을 따라가고 싶다 어머니처럼 아늑한 고향이 있을 것 같은 솔향 가득한 숲

 

벽초지 소나무 숲/茂正 정정민 소나무 숲이 좋다 소나무 향기가 좋다 왜 좋은지 생각해 본다 산에 살았던 적이 있었던가 있었다. 한 18세 되었을 때였다. 사촌 형이 전사 양봉을 했었는데 일손이 부족하여 잠시 도왔던 일이 있다. 전남 무안의 승달산이었다. 그곳에는 목포 수원지가 있었다. 수원지 아래는 다양한 나무가 있었는데 햇볕에 반짝이는 나뭇잎이 좋았다 소나무 숲으로 가면 송진냄새가 그리 좋았다. 그래서인지 소나무 숲으로 가면 마음이 벌써 건강해진다. 아픈 곳 하나 없이 신기한 힘이 솟는다. 이런 아련한 추억 때문인지 숲을 좋아한다 그중에도 소나무 숲을 좋아한다 물론 이후 20대 후반 몸이 아파 지리산에서 보낸 적도 있고 익산의 한 사찰에서 지낸 적도 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숲이었다. 솔잎 푹신한 길을 걷는 것 이른 아침에도 해거름에도 좋았다. 비 오는 날도 싫어하지 않았고 눈 내리는 겨울에도 좋아했다. 지금이라고 달라지지 않아 숲을 좋아한다 주말이면 숲으로 가길 원한다 벽초지의 소나무 숲도 좋다 커다란 소나무 사이에 의자가 있거나 정자가 있어 잠시 앉아 보기도 한다 숲길을 걸어 보기도 하고 앉아 쉬기도 하며 작게 지나가는 바람을 맞이하며 그 소리까지 들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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