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배꼽풀/무정 정정민
나에게 며느리가 생긴다면
딸만큼 사랑할까
낳고 자란 곳이 아닌 곳으로
신랑 하나 보고 왔으니
이젠 내 식구라 생각하고
자식보다 더 사랑할까
내 딸도 시집가면 며느리
잘 살길 바라고 행복하길 바라니
며느리도 그래야 하려니
먼 옛날 시어머니 구박으로
어여쁜 며느리 배꼽을
가시 돋친 야생화에 비유한 일
다시는 이 땅에 없길
귀여운 꽃으로
신비한 열매 달린
자생력 강한 풀로 보리라.
며느리배꼽풀/옮긴 글
1년생 초본으로 덩굴성 식물이며 종자로 번식한다.
전국적으로 분포하여 들이나 길가에서 자란다.
길이 2m 정도의 덩굴성 줄기는 밑으로 향한 가시가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어긋나는 잎의 긴 잎자루는
잎몸 밑에서 약간 올라붙어 있어 ‘배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삼각형의 잎몸은 표면이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돌며
잎맥 위에 밑을 향한 잔가시가 있다.
7~9월에 개화한다. 연한 녹색의 꽃은 수상꽃차례에 달린다.
수과는 지름 3mm 정도의 난상 구형으로 약간 세모가 지고
흑색으로 윤기가 있으며 육질화된 하늘색 꽃받침으로 싸여 있어
장과처럼 보인다. ‘며느리밑씻개’와 달리
잎자루가 잎새 뒷면에 달렸고 잎은 끝이 뾰족하다.
신맛이 있어 어린잎을 생식하며 밀원용으로 심기도 한다.
퇴비로도 이용한다.
봄여름에 어린잎은 나물이나 국거리로 이용한다.
며느리배꼽풀/무정 정정민
며느리가 서러웠던 조선 시대에 생긴 이름일까
하필 며느리 배꼽일까 그러고 보니 며느리 밑 씻개
며느리밥풀꽃도 있다.
며느리를 구박하고 힘들게 했던 장본인은 시어머니다
같은 여자로 여자의 일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여자를 못살게 한 이유가 무얼까
내가 이만큼 고생했으니 너도 그래야 한다는 심보일까
기왕지사 내 삶은 그렇게 힘들었지만
다른 여성은 나처럼 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 못한 이유가 무얼까
며느리도 여자요 나도 여자요 딸도 여자 시어미나 친정 어미도
여자인데 왜 그리 슬픈 인연의 고리가 되었을까
화장지가 귀했던 옛날 화장지 대신 호박잎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이때 며느리에게는 호박잎보다 억새고
가시가 있는 며느리 밑 씻개를 사용하게 했다.
참으로 며느리를 구박한 일화다. 그에 비해 며느리 배꼽은
그래도 괜찮다. 자신의 배꼽보다 예쁜 며느리의 배꼽을
가시가 있어 다소 억세게 느껴지는 며느리 배꼽 풀로 비유했으니..
하지만 며느리밥풀꽃의 전설은 지독하게 아프다
배고픈 며느리가 시아버지 제사음식 준비 중
주걱에 붙은 밥풀을 떼어먹다 시어미에게 들켜
구박을 받다가 죽었단다 무덤에서 밥풀을 입에 문
며느리의 슬픈 모습 같은 붉은 꽃이 피어 이름을 며느리 밥풀 꽃
꽃말이 여인의 한이다.
이젠 이 땅의 며느리가 모두 잘살길 바란다
당연하게 행복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