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화 피는 밤 달은 뜨고/우리 집 31
  

청매화 피는 밤 달은 뜨고 詩 사진/무정 정정민 잠 못 드는 밤 고층 아파트 사이로 얼굴 내민 둥근 보름달이 부른다. 창문 열어 하늘을 보노니 코끝을 스치는 향긋한 냄새 청 매화 향기 견디지 못하고 나가보니 마른 가지에 소복하게 핀 매화꽃 위로 달빛이 부서진다. 내 어이 잠을 이루랴 이만한 일 흔하지 않은데. 아기 새 한 마리 어느 사이 내 곁에서 잠투정 찌를~찌르륵!

아파트 산책길/무정 정정민 가끔 산책하는 아파트 산책로 아파트 옆으로 자전거 길과 산책길 두 길 사이로 작은 동산이 있어 다양한 화목이 있다. 중간마다 운동기구도 있고 의자도 놓여있어 쉬거나 운동하거나 산책하기 더없이 좋다 커다란 소나무나 은행나무가 많고 메타쉐커이어와 느티나무도 있다. 큰 나무 사이로 작은 화초도 있어 어느 정원 못지 않은 곳이다. 아래로 끝에는 꽤 큰 호수가 있고 위로 끝에는 작은 호수가 있다. 호수 옆에는 정자도 있어 달 뜨는 밤에 정자에 오르면 아파트 야경이 볼만하다 이 작은 호수 위로 천왕산이 있기 때문에 늘 새소리가 들린다. 안개가 살짝 드리운 날 약 1킬로의 이 길을 왕복 산책하면 마음은 천국에 가는 것 같고 몸도 가벼워져 얼마나 상쾌한지 모르겠다. 내가 사는 곳은 중간에 있어 접근성이 더욱 좋다. 어젯밤 보름달이 뜨고 매화향기 진동하여 감히 잠들지 못했다. 거기다 새소리까지 아련하여 잠들고 싶지 않았다.

A Rainbow of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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