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푸른수목원 7


마타리 詩.寫眞/茂正 鄭政敏 꽃마다 아름다운 자태 고운 빛 다양한데 노랑꽃 자잘하게 양산처럼 핀 모습 내 발길 잡누나 산등성이에서 호숫가에서도 화려하지 않지만 돋보이니 마치 노란 구름 같구나. 모든 꽃이 향기 가득 할 때 너는 패장화더냐 깊은 심중 헤아리기 벅차 멀리서만 좋아 하라는 것 같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선녀 같아 꽃대 사이로 보이는 호수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돌아 와서도 여전히 아른거리는 모습 아무래도 그리움이다. 패장화(敗醬花):구린내, 썩은 냄새, 묵은장 냄새, 썩은 젓갈이나 썩은 된장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꽃말:측량할 수 없는 미인

마타리/정정민 마타리를 본지는 오래 되었다. 이름을 몰라 늘 궁금했었다. 그러나 특별한 관심의 대상은 아니어서 그 이름을 꼭 알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꽃꽂이 속에서 마타리를 보게 되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보다 어울린 다른 꽃을 빛나게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존재는 있으나 소박하고 겸손하여 안개꽃 같은 존재가 많다는 생각을 하며 마타리도 그런 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또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어제는 시흥역 부근의 안양천을 지나가는데 노란 꽃이 무리지어 핀 것을 보고 어디선가 본듯한 꽃이라 생각하며 지나갔다. 뒤돌아 보니 바람에 하늘 거리는 모습이 노란 구름이 떠가는 것 같기도 하여 화관이 크지 않고 줄기가 크지 않으면서도 자꾸 시선을 붙잡는 무엇이 있다 생각하고 결국 가던 길을 돌려 카메라에 담았다. 노란 나비가 노란 꽃위에 앉아 흔들리는 바람을 그네처럼 타는 모습도 봤다. 그 꽃 뒤로 물이 흘러 가는데 이것이 선경이 아니고 무엇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꽃 이름을 몰라 컴퓨터에 저장 하면서도 이름을 쓰지 못했다. 아내를 만나 이 꽃이 무어냐고 하였더니 마타리라 하며 꽃에 대한 몇 가지를 들려 주었다. 꽃꽂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위에서 부터 괴사가 일어나는 것으로 향기 보다는 냄새가 마치 장이 썩는 냄새가 나 패장초라 하기도 한단다. 유사한 것으로 뚝깔이 있는데 모양이 아주 흡사하나 흰색이라 했다. 이어 소나기란 단편소설에서 들꽃을 꺾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꽃은 무엇 이꽃은 무엇이라 설명하는 가운데 소녀가 이꽃이 무어냐고 묻자 "마타리"라 하며 더 많은 꽃을 꺾어 소녀에게 주자 소녀가 양산처럼 그 꽃을 머리에 쓴다는 표현이 나온다며 이 꽃이 가을이 다 되어 피는데 벌써 피었드냐 묻기도 했다. 장마중 잠시 비가 그친 안양천에서 물이 흐르는 개울가에 핀 노란 꽃 망초가 슬픈 듯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곳 옆에 선녀처럼 핀 꽃은 내 눈길을 붙잡기 부족함이 없었다. 꽃 뒤로 흰 왜가리 하나 목을 길게 빼고 있는데 혹시 나처럼 마타리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거리가 가깝지 않은 것으로 보아 향기 보다는 모습과 빛깔을 감상 하는 듯 했다. 몇해 전이었을까 수년은 되었을 것이다 이 마타리 사진을 찍고 글을 썼던 일이 그런데 마타리를 서울 수목원에서 보았다 할아버지가 산에서 풀을 베어 오실 때 지게위에 춤을 추며 따라왔던 꽃 이런 저런 일로 반가웠다 두 장을 찍은 뒤 시흥역 부근의 안양천에서 찍었던 사진과 같이 묶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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