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깨 칼국수

홍두깨 칼국수 詩 寫眞/茂正 鄭政敏 하얀 밀가루에 물을 넣고 두 손으로 반죽 해볼까 기왕 하는 것 콩가루도 넣고 있는 힘 다해 왼 속으로 바른손으로 뒤집고 주무르고 누르고 이제는 홍두깨로 밀어 볼까 납작하게 잘 밀어보자 가끔 밀가루를 뿌려가며 밀어보자 힘들어도 먹을 것을 생각하니 없는 힘도 절로 동그란 달덩이 같구나 언제 저리 아름다운 달이 떴나 부꾸미처럼 접어 칼로 썰어보자 숭숭 썰어 국수로 만들고 바지락으로 만든 국물에 텅범텅범 넣어볼까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어찌 보기만 하랴 당근 채도 넣고 김 가루도 넣어 어서 먹어보자 아 시원하다 아 부드럽다 이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다 홍두깨 칼국수 한 그릇이면

  

홍두깨 칼국수/무정 정정민 홍두깨 칼국수란 말이 반갑다 칼국수를 썰어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칼국수를 썰어 본 적이 있는 것은 시골 일이 바쁘면 형수께서 밀가루 반죽을 썰어 보라고 하시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홍두깨로 한 것이 아니고 다듬잇방망이로 했다. 적당한 크기로 반죽을 떼어내 손으로 조물조물 한 뒤에 호떡처럼 만든 다음에 원형 다듬이 방망이로 민다 그러면 얇은 원형이 된다. 이때 밀가루를 뿌리고 부꾸미처럼 접어 칼로 썰면 칼국수가 된다. 물론 이것을 팔팔 끓는 멸칫국물에 넣는 것이다. 홍두깨 칼국수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겠지만 바지락이 들어간다 호박과 당근도 같이 들어간다. 국물이 시원하라고 오만둥이 같은 것도 같이 넣는다 그러면 더없이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가 되는데 홍두깨 칼국수 집은 바지락도 좀 많이 넣고 손님에게 내올 때 맨 위에 김 가루를 뿌리고 깨도 같이 뿌린다. 그래서 맛이 좋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김치가 일품이다. 겉절이 김치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아 바지락 칼국수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가격도 저렴하여 7,000원 부담도 되지 않고 맛도 좋고 먹기도 좋은 칼국수 아내는 안산식물원 앞 칼국숫집을 좋아한다 안양에서 일을 보고 안산으로 가려 하니 무려 17킬로나 되었다. 그럼에도 망설이지 않고 간 것은 바로 김치맛이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맛이 좋았다. 한 그릇 비우고 나니 속이 든든하고 배도 잔뜩 불렀다. 산책하듯 앞에 있는 식물원을 구경하니 모든 것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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