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3. 12. 4. 07:54
2013. 12. 4. 07:54
홍두깨 칼국수
홍두깨 칼국수
詩 寫眞/茂正 鄭政敏
하얀 밀가루에 물을 넣고
두 손으로 반죽 해볼까
기왕 하는 것 콩가루도 넣고
있는 힘 다해 왼 속으로 바른손으로
뒤집고 주무르고 누르고
이제는 홍두깨로 밀어 볼까
납작하게 잘 밀어보자
가끔 밀가루를 뿌려가며 밀어보자
힘들어도 먹을 것을 생각하니
없는 힘도 절로
동그란 달덩이 같구나
언제 저리 아름다운 달이 떴나
부꾸미처럼 접어
칼로 썰어보자
숭숭 썰어 국수로 만들고
바지락으로 만든 국물에
텅범텅범 넣어볼까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어찌 보기만 하랴
당근 채도 넣고 김 가루도 넣어
어서 먹어보자
아 시원하다
아 부드럽다
이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다
홍두깨 칼국수 한 그릇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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