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2

 

빗속의 기다림 茂正 鄭政敏 비가 오는 날은 마음부터 비에 젖어 우산을 준비한다. 들꽃 향기나는 산길을 우산 하나로 갔던 기억과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주차하고 마시던 커피향이 견디지 못하게 하여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서 바쁘게 가고 허탈한 심정을 비바람처럼 노래하면 산과 바다도 같이 운다.

봄비 맞으며 오는 이 茂正 鄭政敏 비 오는 날에 그리운 사람 가슴이 저려 눈을 감으면 꿈인 듯 피어나는 꽃 안개 환희 우산을 들고 저만치 먼저 나가 오시는 길목 바라보고 있노라면 행복한 이야기가 영화처럼 흘러가 기다림은 환상의 섬이 되고 차가운 빗방울이 싫은 날은 차를 타고 나가 기다리면 떨어지는 빗소리가 음악 같고 차창으로 흐르는 빗물이 그림 같아 눈부신 기다림이 된다. 봄비 맞으며 오는 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오겠지. 입가에 미소를 한가득 걸어놓고 달려서 오겠지. 비가 와서 더욱 다정하고 비가 와서 빨리 오신이 비속의 기다림은 행복.

봄에는 사랑하고 싶다 茂正 鄭政敏 시인들은 봄을 노래하고 오는 비는 봄을 재촉하니 난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카푸치노 한잔의 달콤함 가슴 찌르는 전율처럼 뜨거운 사랑을 해볼까! 들꽃처럼 숨어서 미소 짓는 향긋한 꽃 향 같은 은근한 사랑을 해볼까! 대지를 살금살금 스미는 생명수 되는 봄비 같은 사랑 한 번 해볼까! 봄에는 사랑하고 싶다. 비가 오는 봄날에는

봄 비 2 茂正 鄭政敏 창가 산수유 노란 눈물 가득하다. 간밤에 불던 바람에 봄비 올 것을 알았을까. 봄비는 첫 사랑 목마른 나무를 적시는 달콤한 입술 싹 틔우는 가지마다 절로 흥이 난다. 내게도 내리는 봄비에 노란 꽃 피려나!

빗속의 연가 茂正 鄭政敏 가슴을 다 열어 온몸으로 비를 맞는 나무처럼 봄에는 비를 맞고 싶다. 생명의 씨앗이 움트는 산기슭 들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비를 맞고 싶다. 물 동그라미 바라보며 호수 속의 물고기처럼 세월의 강을 유영하며 그리운 이름 부르고 싶다. 사랑의 달콤한 봄비에 젖어 깃이 다 젖어도 좋은 이름없는 새가 되고 싶다.

  

빗소리 시. 사진/茂正 鄭政敏 꿈결일까 아련한 빗소리 창문을 두드린다.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여니 온몸으로 다가서는 빗소리 방안에 가득 찼다. 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날 찾아온 것처럼 수런수런 들리는 소리. 창문 너머 어두운 골목 가로등 사이 빗줄기가 보인다. 방안의 불을 켜지 않았다. 빗소리 가득한 방이 좋아 침침한 어둠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사라질까봐

 

봄비/茂正 鄭政敏 봄비가 온다는 기상예보를 들으며 몇 해 동안 써온 봄비에 대한 시가 얼마나 될까 검색했더니 예상보다 많았다. 그중 몇 편만을 모아 보았다. 내 체질이 이상한지 비가 내리면 오히려 덜 피곤하고 밤에도 낮보다는 덜 피곤하다 야행성 체질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습기가 좀 많은 날에 피곤을 덜 느끼는 것이려니 생각한다 비가 내리면 아련한 추억이 찾아온다 개구쟁이 시절의 친구나 개울 그리고 청소년기에 양봉을 하느라 산속에서 천막 위로 떨어지는 빗소릴 들었던 일 작은 집에 실적 이중창이 아니라서 비가 오면 창밖에서 들리던 빗소리 그리고 비 오는 날 벚나무 아래 주차하고 바라봤던 비속의 풍경 지금은 모두가 아름다운 수채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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