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梅香
詩 사진/무정 정정민
은근히 다가서는 향기
난향인가 하여
푸른 잎 난 화분 보았더니
어린 순이 돋아나와
나를 보며 방긋한다
아직 꽃대 하나 없어
고개만 갸웃하다
탁자 윌 보았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매화 가지
별빛 같은 백 매가 웃는다
간밤 가져온 향기인데
벌써 잊었다니
이 봄을 어찌 보낼꼬
내 미안하여
가슴 깊이 담으련다.
아파트 산책길 매화/무정 정정민
작년 달 뜨는 밤에 청 매화 밭에 갔다.
은은한 향기 잊지 않고 있어
올해도 매화가 피기를 기다려
매화밭으로 갔다.
매화 가지에 하얀 별이 빛나는 것 같았다
망설이다 한 가지 가져와
유리잔에 꽂고
아들 방에 갔다 두었다.
그리고 아침에 내방으로 가져와
탁자 위에 두었다.
글을 쓰는 사이 향긋한 냄새가 다가왔다.
가끔 향기를 느끼기도 했던 경험이 있어
자연스럽게 난 화분을 보았다.
헌데 난 화분에는 꽃이 없었다
이상하다 싶어 탁자 위를 보니
유리잔에 꽃이 피어있었다
바로 백매화 가지
거기에서 은근한 향기가 있었다.
매향이었던 것이다.
얼른 알아보지 못한 것이 미안하여
그 향기를 가슴속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