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진 매화 1

설한풍 꽃 詩 사진 무정 정정민 한겨울 눈보라 지겨울 만한데 모진 삭풍 가슴 저리지 않았을까 맨몸으로 다 견디고 저리 곱게도 피었구나 백설보다 더 희고 옥양목보다 더 정갈하니 설레는 이내 마음 어찌할거나 자주색 옷에 하얀 동전 동백기름 윤기나는 쪽 찐 머리 봄바람에 살랑이는 남색 치마 아리따운 봄 처녀가 너 아니냐.

정서진 매화 1/무정 정정민 경인운하를 오른쪽에 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을 왼쪽에 두고 인천을 향하는 길에 이런 매화 동산이 있었다 조경공사가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꽃이 많이 피지 않았지만 다양한 매화가 많았다 수양 매화 청 매화 백매화 홍매화 한옥 정원을 연상하는 담벼락이나 청죽 문이나 장독대가 우리 정서에 맞게 꾸며져 수도권에서 매화를 보려 하면 이곳을 찾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아래 경인운하가 보이고 때로는 배도 지날 터니 이보다 운치 있는 곳이 흔하다 하겠는가 곧 다시 찾아가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생각이다. 봄바람 살랑이는 날 한강에서 내려오는 물과 서해에서 들어오는 물이 만나는 일처럼 내가 매화와 만나는 일이 얼마나 황홀할까? 작년에 썼던 글이다 일 년을 기다려 올해도 가고 말았다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본 매화 동산 경인 운하의 여유로운 물길처럼 내 마음도 여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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