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진 매화-茂正 鄭政敏-
어디서 보았을까
토라진 그 모습
아른아른 반백은 되었다
까까머리 소년 시절
초등학교 운동장
이른 봄이었지
햇살 눈 부셔
갑자기 뛰어든 소녀를 보지 못해
부딪친 곳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고
벼락이 치고 있었다.
그 소녀의 뒷모습
저 매화 같았다
정서진 매화 2/무정 정정민
작년엔 청매화 두어 송이만 피어 있던 매화 동산
올해는 그래도 제법 피어나 있었다
아직 때가 일러 조금 더 지나면
만개한 꽃들이 이 동산을 향기로 채울 것으로 생각했다.
여유로운 물오리 자맥질을 내려다보는 것도
동산 잔디에 앉아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
어린이와 같이 매화를 보는 젊은 부부나
노부부를 보는 것도 좋았다.
이곳저곳에 볼 꽃이 많아 다음 주에는
오지 못하겠지만
이만 하면 올 매화도 충분하게 본 느낌이다.
은은한 향기를 맡았으니
경인운하를 생각할 때마다
매향이 느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