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말은 사람을 울린다
  

2세 작은 숙녀가 식사중이다. 아버지는 생선에서 뼈를 골라내고 아이의 숟갈에 올려놓는다. 맛이 좋은 생선은 아이의 구미를 돋군다. 작은 숙녀는 급하게 생선을 재촉한다. 그런데 생선의 잔뼈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당황하여 쩔쩔매는데 숙녀는 성질이 급하여 마구 재촉이다.

  

"아이야!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구나!" 하고서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지만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돋보기 안경을 휴대하지 못하여 생긴 일이다. 그러나 철없는 아이는 어서 생선을 달라는데 아무렇게나 생선을 줄 입장이 아니다. 어린 것에게 가시가 든 생선을 주면 목에 걸려서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던 5세의 사내아이가 "아버지! 눈이 안 보여? 내 눈을 빼줄까?" 아버지는 금세 울 것만 같이 감동하고 있었다. 늦게 둔 아이들이다. 50을 넘기고 둔 아이들이니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밥을 먹이는 것도 생선을 골라주는 것도 아이들과 식사하는 것도 커다란 감동인데 아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눈을 주겠다는 말이지 않는가.

  

철이 없어 한 말이라 할지라도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라 할지라도 아이는 아무에게나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이기 때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사랑으로 하는 말 진심으로 하는 말 그 말은 사람을 울리고도 남는다. 오늘도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말았다. 글 사진 / 무정 정정민

'시인 정정민 >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 넓은 창가에서  (0) 2016.02.17
기도하는 여인  (0) 2016.02.16
2016년 밸런타인데이  (0) 2016.02.14
감동을 파는 가게  (0) 2016.02.10
정겨운 배웅  (0) 2016.02.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