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작은 숙녀가 식사중이다.
아버지는 생선에서 뼈를 골라내고
아이의 숟갈에 올려놓는다.
맛이 좋은 생선은 아이의 구미를 돋군다.
작은 숙녀는 급하게 생선을 재촉한다.
그런데 생선의 잔뼈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당황하여 쩔쩔매는데
숙녀는 성질이 급하여 마구 재촉이다.
"아이야!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구나!"
하고서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지만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돋보기 안경을 휴대하지 못하여 생긴 일이다.
그러나 철없는 아이는 어서 생선을 달라는데
아무렇게나 생선을 줄 입장이 아니다.
어린 것에게 가시가 든 생선을 주면
목에 걸려서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던 5세의 사내아이가
"아버지! 눈이 안 보여? 내 눈을 빼줄까?"
아버지는 금세 울 것만 같이 감동하고 있었다.
늦게 둔 아이들이다.
50을 넘기고 둔 아이들이니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밥을 먹이는 것도 생선을 골라주는 것도
아이들과 식사하는 것도 커다란 감동인데
아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눈을 주겠다는 말이지 않는가.
철이 없어 한 말이라 할지라도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라 할지라도
아이는 아무에게나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이기 때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사랑으로 하는 말
진심으로 하는 말
그 말은 사람을 울리고도 남는다.
오늘도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말았다.
글 사진 / 무정 정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