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백운사 3 겨울 
  

동자승 시. 사진/茂正 鄭政敏 천진한 눈웃음 새가 날아와 놀고 봄바람 같은 손짓에 나무가 춤을 춘다 진정한 해탈을 모른다고 아직 어리다고 참 진리를 모른다고 뉘라서 말하랴 아이는 어른이 되고 싶어해도 어른은 아이가 되고 싶어 하지 않던가 사바의 고통은 욕심이 아니던가 부질없는 소유를 떠나면 마음이 자유로워 청정심 절로 생겨 마음은 동자승 된다 솔바람 불어오면 가슴으로 안고 행여 슬픔이 생기면 감로수로 씻어 염불하지 않아도 반은 부처인 동자승

  

겨울 산사 2/무정 정정민 젊은 날 직장에 다닐 때 산사에서 하숙했던 적이 있다. 절밥은 정갈하고 검소하여 참살이 음식으로 그만인 점이 있지만 남기면 안 되는 법칙이 있어 불편하기도 했다. 절밥을 공양이라 하는데 당시 나는 주지 스님과 겸상을 했다. 주지 스님은 체격이 좋으신 여자 분으로 무뚝뚝하기도 했지만, 잔정이 있었다. 나에게 특별하게 잘해 주시어 지금도 기억된다. 스님이 체격이 있다 보니 식사량이 좀 많았다 해서 스님 수준의 밥을 주시기 때문에 밥 먹는 일이 힘들 때도 있었다 나는 소식을 했기 때문이다. 남길 수 없으니 다 먹어야 하는 규칙 양을 줄여 주면 좋았으련만 그것이 그리 힘들었다. 절에서 보낼 때 풍경소리 바람 소리를 많이 들었다. 물론 염불 소리도 무척 많이 들었고 산새 소리 또한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사찰에 가면 부엌도 기웃거리는 습관이 있다. 백운사에서 무청 사진을 찍은 것도 그 이유다 어린 동자승을 보면 귀엽다. 세상의 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편안한 표정이 좋아 가만 들여다 보기도 한다. 여승으로 살아가신 누님을 생각하며 내가 잠시 머물기도 했고 몸이 아파 요양도 했던 곳 추운 겨울은 따뜻한 온돌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는 그곳에서 무슨 책인지 열심히 읽기도 했었는데…

茂正鄭政敏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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