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새 / 무정 정정민    
별마저 얼어버린 겨울 밤을
이름 없는 초라한 동굴에서 
얼굴을 깃 속에 감추고 
숨죽여 울다 잠들어도 
찾아와 주는 이도 
불러주는 이도 없어
허기진 그리움만 
또 노래해야 한다.
잎 진 나뭇가지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울어도 
나무는 잎을 내지 않고 
무심한 눈빛으로 하늘만 본다.
창가에 다가서서
이른 새벽을 깨우듯 불러도
창문을 열어보는 이 아무도 없다.
겨울
가슴 깊이 스미는 고독의 계절
떠나지 못하는 시간 앞에서
사랑의 봄을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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