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갱이 해장국 6
 

올갱이 해장국 3 詩 寫眞/茂正 鄭政敏 더위에 지친 몸 식욕도 사라지고 잠마저 설치니 원기 충전이 필요하다 지난봄 비 오는 날에 갔던 한강이 잘 보이던 언덕 홀로 있는 다슬기 집이 눈앞에 아른아른 한 다름에 달려가니 새로 길이 나고 오래된 영화 포스터가 보인다 옛것을 좋아하는 주인의 취향이 벽에 붙어 나를 반긴다. 특으로 시키며 한강을 본다 여전히 물새 날고 강물은 유유자적 내 삶은 어디 만큼 흘렀을까 한 그릇 다슬기를 놓고 인생을 생각했다.

올갱이 해장국 6/무정 정정민 아내는 올갱이국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와 가끔은 올갱이국을 맛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맛이 좋아진 모양이다 위에 부담이 적고 편안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포에 가는 일이 종종 생긴다 좋은 소고기를 살려면 김포에 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아들에게 소고기를 먹이고 싶어 김포로 가던 중 올갱이국이 먹고 싶다고 했다. 나도 싫어하는 것이 아니므로 점심 전인 오전 11시 임에도 올갱이집으로 향했다 공사 때문에 길이 좋지 않았는데 길이 새로 정비되어 새길이 되었다. 들어가 늘 앉던 창가에 앉아 보니 한강은 여전히 그대로 흐르고 물새도 그대로 노닐고 있었다. 변한 것은 주인이 옛것을 좋아해 벽에 오래된 영화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장미희가 나오는 겨울 여자 빨간 마후라도 있었던 것 같고 구석에는 오래된 농이 하나 들어와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고 반찬도 약간 달라졌다 간장에 절인 청양고추 대신 오이를 식초에 절인 것이 나왔고 열무김치 대신 백김치가 나왔다. 다소 아쉬움은 있었다 그 반찬이 다슬기 국을 먹는데 더없이 좋았던 나이기 때문에 새로운 반찬과의 조화를 생각하며 약간은 어색했으나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역시 속이 편안했다. 위가 좋지 않은 나인지라 한 끼의 식사를 편안하게 하면 다음 식사까지 마음도 편안했다. 좋은 음식,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음식은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올갱이는 다슬기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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