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누리 카페에서
  

빈 의자 2 詩 寫眞/茂正 鄭政敏 당신을 위해 오늘도 의자를 준비 했습니다. 지나는 바람도 앉지 못하게 하고 작은 먼지라도 쉬는 것을 허용치 않습니다. 내 사랑 나에게 가장 소중한 당신이 앉아야 하니까 밤이어도 좋고 아침이어도 좋습니다. 눈 내리는 날도 좋고 비가 와도 좋습니다. 언제나 당신만을 위해 빈 의자로 둡니다. 꽃피는 봄에 오시려는지요? 향기 가득 안고 오실 것을 생각하면 벌써 이 겨울이 저만치 간 것 같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 오시어도 됩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향기니까 꿈속에라도 오세요.

빈 의자 詩 사진/무정 정정민 파도가 철석 이는 천리포 작은 섬이 보이는 언덕에 의자 둘 나란히 있다. 바람이 불어와 멈칫하고 갈매기 날아와 쉬기도 하는 언제나 그 자리 내 영혼의 동반자 그를 기다리며 나는 의자로 늙어간다. 푸른 바다가 여전하고 산도 여전한데

등꽃 아래로 詩 사진/무정 정정민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그리는 정 아무도 몰라라 이내 마음 어찌할꼬 봄바람 불어오면 속내를 향기로 보내노니 알아보세요 나인 것을 알아봐 주세요 해마다 꽃으로 피는 마음 모른 척 마옵시고 내 그늘로 오세요 빈 의자로 기다리는 내 그늘로

  

매봉산(구로 궁동) 詩 寫眞/茂正 鄭政敏 매가 사는 산인가 매를 닮은 산인가 아스라한 전설 속 매는 보이지 않지만 까치는 날아와 노래한다. 산중 독서 함 누구라도 보란다 솔 향기 가득한 숲길 빈 의자에 앉아 하늘 한 번 보고 글 한 줄 읽는다면 이게 바로 신선이 아닐까 정선옹주가 살았다는 궁동 저수지를 볼거나 서부 터미날 자동차를 볼거나 남부 순환도로 차량행렬을 볼까 곰솔 숲을 걷노라면 살아 있음이 이 얼마나 큰 환흰가 어느새 다가서는 야생화 향기 속삭이듯 다정한 청미래 노래 운동하는 산객의 넘치는 힘 매봉산 자랑이다.

  

쉬어 가는 빈 의자 詩 寫眞/茂正 鄭政敏 내 집 앞에는 작은 호수가 있네! 고기가 살고 새가 날아오네! 나도 그 호숫가를 걸어서 가네. 호수 끝에는 산이 있고 작은 오솔길이 있어 다람쥐 한 마리 가끔 지나가네 호수 길을 지나 그 길도 걸어서 가네! 젊은 잣나무와 늙은 소나무 언제나 푸르게 자라고 내가 지나갈 적마다 향기 보내는 길도 지나면 참나무 숲이 보인다. 천연 약수터가 보인다. 작은 표주박 하나 빈 의자 하나 언제나 나를 기다린다. 삶의 쉼표 같은 곳 이제 목을 축였으니 돌아가리라 작은 호수가 있는 내가 사는 집 시를 쓰던 헌 책상이 있는 곳

  

거울 속의 나무 詩 寫眞/茂正 鄭政敏 빈 사무실 의자에 홀로 호흡하면서 눈을 감았다 뜨면 온 천지가 책뿐이다. 오래된 습관 하나 의자를 빙그르르 좌로 돌리면 반짝이는 거울 하나 그 속에 나무가 산다. 지금은 가을이 지나간 몇 개의 잎만 매달고 섰다. 햇볕이 따뜻하게 보인다. 작은 동산이 거울 속에 있다. 어제는 외로운 남자가 나무 의자에 앉아서 하늘 보고 담배연기를 날리더니 오늘은 빈 의자 뿐이다. 봄에도 있던 나무가 그 자리에서 겨울을 지낼 모양이다. 사람이 떠나도 찬 바람이 지나가도 의자와 같이 있다. 언제나 그 자리 내 의자를 빙그르르 돌리면 빛나는 거울 속에 나무는 살고 있다.

  

달빛누리 카페에서/무정 정정민 월미도 정상에 있는 달빛 누리 카페는 5층 전망대 4층에 있었다. 걸어 올라갈 수도 있지만 엘리베이터도 있어 타고 올라가 5층에서 서해나 인천항을 보고 한 층 내려와 차 한 잔을 하면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들것은 뻔하다 카페는 크지 않다. 그래서 더욱 정겹고 산 정상에 있기 때문에 먼바다가 잘 보이는 곳이다. 눈 내리는 날에 이 카페에 앉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비 오는 날은 또 어떨까 날씨와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 느낌이 들 것이다 물론 누구와 같이하는가에 따라 기분이 달라질 것은 당연하다 비 오는 날 한 번 가볼까 낙엽이 곱게 물든 날에 가볼까 바람 부는 날에 가볼까 달빛 아름다운 밤에 가볼까 산새 소리가 들릴까 파도 소리가 들릴까 잠시라도 앉아보면 그저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몇 마디 이야길 하지 않아도 그냥 좋지 않을까 차 맛이 특별하지 않더라도 특별한 기분이 들 것이다. 아무래도 달 뜨는 밤에 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제격일 것이다 . 그래 달 뜨는 밤에 가자! -제목이나 내용 중 "빈 의자"가 들어간 시를 몇 편 모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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