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詩/茂正 鄭政敏 세배할 대상이 없다 세뱃돈 받을 곳이 없다 기대가 사라진 공간에는 허무의 찬바람이 분다 예쁜 봉투에 줄 세뱃돈을 담는다 내 딸에게 아들에게 줄 덕담도 준비하고 이렇게 살아왔노라고 너희도 이렇게 살기를 바란다고 준비한다 여전히 까치가 울고 떡국도 그대로인데 역할이 바뀐 나에게 잔주름만 늘었다. 내 할아버지 내 아버지도 나와 같은 설을 보냈으려니 문득 그리운 고향 생각 아련하여 눈물 고인다.

2014년 설/무정 정정민 올 설은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 두 딸과 아들과 아내와 같이했으니까 음식은 특별하게 준비하지 않았다. 보통 너무 많이 준비해 다 먹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고 아내가 허리가 아주 아픈 것도 이유다 두 딸이 직장에 다니고 아들은 이번 설로 하여 직장을 그만두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할 생각이다. 너무 멀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 것이 이유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가져온 선물과 내가 가져온 선물이 제법 많았다 그리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 예배도 드렸기 때문이다 야베스의 기도에 대하여 이야길 나누었다. 마땅히 해야 할 기도를 놓친 것이 한두 번이던가 숨 쉬는 것처럼 해야 함에도 몸과 마음이 편안하면 벌써 잊고 있었다. 복에 복을 더하시고 지경을 넓혀 주시고 주의 손길로 안위하여 주시고 환란을 이기고 근심·걱정 사라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설의 유래와 놀이 차례상 이야기도 했다 내가 경험한 설 이야기도 했다. 그리고 세배를 받고 세뱃돈도 주었다. 이 얼마나 풍성한 설인가 그럼에도 한 가슴이 서늘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시인 정정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대공원 온실  (0) 2014.02.03
겨울 비  (0) 2014.02.02
은데미 구름다리  (0) 2014.01.30
석양의 바다  (0) 2014.01.29
겨울 이야기 10 푸른 수목원의 겨울  (0) 2014.01.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