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은데미 구름다리
  

구름다리/무정 정정민 구름 한 점 없는 겨울 찬 바람 가슴으로 파고는데 산이 그리워 은데미에 올랐다 산과 산을 연결한 구름다리를 지나 잣나무 무성한 숲으로 가련다. 맞은편 산에서 들리는 까치 소리 어서 오라 하는데 흔들리는 구름다리 천길 낭떠러지로 내려꽂힐 듯 두려움이 앞선다 60년도 더 살아온 인생 경험도 수 없이 건너본 다리 경험도 심호흡도 필요 없다니 아무리 살아도 두려운 것은 언제나 가슴속에 있구나 어린아이도 할머니도 잘 지나는 길에서 한 참이나 망설이다 겨울바람만 맞이했다. 흔들흔들 구름다리가 내 다리가 내 가슴이 참고 견디며 기어이 건넜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가볍다 가슴이 따뜻해졌다 햇살이 더 아름다웠다.

  

은데미/옮긴 글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성곡동 에 있던 자연 마을. 은데미에서 ‘은’은 응달의 첫 음절인 ‘응’에서 따온 말이고, ‘데미’는 둥근 산을 뜻하는 ‘둠’에서 나온 말이다. 둠이 덤이 되고 덤에 접미사 ‘이’가 붙어 ‘덤이’가 되었으며, 다시 발음이 변하여 더미→데미로 변하였다. 그러므로 은데미는 응달진 산마을이라는 뜻이다. 『조선지지자료』에는 언담리(彦淡里)로 표기되어 있다. 이를 풀이하면 ‘싱거운 선비 마을’이라는 뜻이다.

  

구름다리/무정 정정민 부천 오정구 까치울에 가면 구름다리가 있다 은데미 구름다리와 까치울 구름다리 차로 지나다 꼭 한 번 구름다리를 걸어보고 싶었다. 궁금하면 직접 보고 싶기도 하지만 막상 실행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주일 잠시 걷는 운동이라도 하고 싶어 일부러 가서 걸어 보았다 헌데 생각보다 추워 잠시 걷고 내려왔다. 은데미 구름다리에서 은데미산 정상으로 올라 까치울 구름다리도 건너보고 싶었지만 감기 걸릴까 두려워 은데미 구름다리만 건너 잣나무 숲을 지나 다시 돌아내려 왔다 조만한 다시 가서 까치울 구름다리도 건너보리라 이렇게 하여 걷는 운동 눈을 쉬는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 크다 하기 좀 작고 작다 하기 좀 꺼려지는 구름다리 흔들리는 다리를 지나 햇살 눈부시게 들어오는 잣나무 숲에 이르러 보람을 느꼈다. 해냈다는 성취감 보통은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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