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9 마른 갈대
  

마른 갈대 시 寫眞/茂正 鄭政敏 윤기 없는 까칠한 얼굴 관절마다 삐걱 리는 모습으로 삭풍을 견디어 왔다. 이제는 더는 견디기 벅차다 울 힘마저 없어 겨우 소리를 내보지만 물기 없는 소리로 서걱서걱 그래도 낡은 몸뚱이를 자꾸 뒤채이며 남아있는 것은 머지않은 봄을 만나기 위함이다 둥지를 튼 겨울새를 곱게 보내기 위해

  

겨울 시화호 6/무정 정정민 연례행사처럼 시화호에 간 것 같다 지난해도 연휴에 시화호에 갔었는데 올해도 시화호를 찾았다. 시화호 중앙으로 난 길을 따라 달리는 기분이 꽤 상쾌하기 때문이다. 시야가 확 트이는 넓은 시화호 철새를 볼 수 있고 갈대도 볼 수 있다.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 얼음호수도 볼 수 있고 조금 한적하여 그것도 좋기 때문이다. 올해도 철새를 만나러 갔었다. 그런데 어느 해보다 철새가 없었다 그 이유가 무언지 알지 못하지만 조금 걱정이 되었다 너무 추워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수면이 얼어 버리면 먹이를 얻을 수 없으니 철새가 찾기 어려운 장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른 갈대만 보고 왔다. 넓게 펼쳐진 갈대밭을 지날 때 전곡항이 생각났다. 길을 따라 곧장 가면 전곡항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곡항은 요트가 많고 가까운 탄도에서는 누에섬도 볼 수 있어 겨울 섬 여행으로는 그만인 곳이다. 내년에는 시화호에서 철새를 자주 볼 수 있길 기원하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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