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산책 길에서
  

낮 달/무정 정 정민 해거름 서쪽 하늘은 붉게 타는 구름이 아파트 옥상으로 떨어진다. 재가 되어 흩어지는 구름 사이 회색 하늘에 낮 달이 빛나고 있다. 남몰래 숨어 하는 사랑인가 가만히 빛나는 눈동자 숨바꼭질하는 아이처럼 한낮에 보이지 않고 태양의 그림자로 빛난다. 속으로만 하는 사랑 있어도 없는 듯 낮 달은 언제나 빛나고 있었다.

 

매화꽃 봉오리 詩 사진 무정 정정민 새하얀 속살 살짝 드러내심 날 오라는 것인지요 부끄러워 얼굴 붉히니 어느새 웃으시네

산수유 꽃봉오리 시 사진 / 무정 정정민 마른 가지 끝 노란 물 들었다. 봄은 노란색 어느 사이 찾아왔나 삼월의 햇살은 작년에도 산수유 가지마다 꽃불을 켜더니.

꽃다지/무정 정정민 조용하게 살아요. 이름도 없는 것처럼 존재도 없는 것처럼 담벼락 귀퉁이 작은 땅에 살아요. 알아보는 나비가 있으면 반가워 노랗게 활짝 웃는 순진한 소녀처럼 살아도 사랑은 알아요. 욕심 없어 꽃도 작게 피우고 열매도 작지만 나는 분명 꽃이랍니다. 이름도 고운 꽃다지.

  

우리 집 산책길에 오시는 봄/무정 정정민 얼마간을 공부했더니 피곤했다. 허리도 아프고 눈도 아팠다 아무래도 햇볕을 쬐며 산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가끔 산책하는 길로 봄 마중 나갔다 어젯밤 봄눈이 내려 하얗던 곳은 어느덧 눈이 녹고 없었다 언덕바지 양지바른 곳은 햇볕으로 따뜻한 봄날의 아지랑이라도 올라올 듯했다 하지만 아직 웅크린 겨울이 남아있는 음지나 마른 개울에는 잔설이 남아있었다. 그렇다고 봄이 오지 않을까 하늘을 보니 뭉게구름 그리고 낮달이 빛나고 있어 어린 청춘 어느 날 그리움이 되었던 소녀가 생각났다 양지바른 어디선가는 그 소녀의 표정 같은 봄꽃 피지 않을까 꽃다지가 보였다. 산수유 꽃봉오리도 보였다 매화꽃 봉오리가 예쁘게 올라오고 있었다. 이렇게 봄은 시작되고 있었다 날마다 더욱 가깝게 내 곁으로 오리라 음악/Silk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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