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갈대
詩 寫眞/茂正 鄭政敏
윤기 없는 까칠한 얼굴
관절마다 삐걱 리는 모습으로
삭풍을 견디어 왔다.
이제는 더는 견디기 벅차다
울 힘마저 없어
겨우 소리를 내보지만
물기 없는 소리로 서걱서걱
그래도 낡은 몸뚱이를
자꾸 뒤채이며 남아있는 것은
머지않은 봄을 만나기 위함이다
둥지를 튼 겨울새를 곱게 보내기 위해
왕송호수 13
글 寫眞/茂正 鄭政敏
수원박물관과 수원 화성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왕송호수를 지나갔다
잠시 주차하고 사진 몇 장을 담았다
아직 겨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몇 해 전에 찍은 사진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의왕에서 두어 해 근무했기 때문에
의왕은 반가운 곳이다
그중에서도 왕송호수는 더욱 그렇다
회사에서 멀지 않아 가끔 갔던 곳이고
식사도 같이했던 회사 직원들
가끔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생각난다
그들도 날 기억하겠지만
같이 식사하고 같은 화제로 대화할 일이 없어
그저 그리움만으로 끝나는 것 같다
만나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특별한 사연이 있었는지 궁금하지만
서로가 바쁜 세상이라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어려운 만남
혼자만의 추억에 젖어
왕송호수를 찾곤 한다
당시 동료와 같이 먹었던
뽈찜을 먹어 보았다
어쩐지 그때의 그 맛은 아니었다
열심히 일한 뒤의 음식이 아니어서 그런 모양이다
세월은 입맛도 변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