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紅梅花
詩 사진/무정 정정민
노을빛 붉은
양화나루
내 마음인양
매화꽃 피었다.
천년의 세월
흐르고 흘렀을 한강처럼
조금은 잊었는가 했더니
봄마다 피는 꽃은
노을보다 더 붉다.
서예 박물관/무정 정정민
붓 한 자루로 일필휘지 써내려간 글을 보면
어찌 감탄하지 않고 배기랴
부드러운 붓끝에서 그려지는 매화를 보거나
대나무를 보거나 난을 보면
어떤 것은 꽃이 피어나는 것 같고
어떤 것은 바람에 나부끼는 듯하다
용이 살아 승천하는 글씨가 보이는가 하면
단정하여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니
글씨지만 그림 같고 그림 같으나
마음을 다스리는 도 같기도 하다
지필묵을 보고 있으면 선비의 고고한 자태
정결한 마음이 보인다
나도 한 번 그리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그렇지만 배운 바 없고 경험도 해보지 못했으니
감히 응해볼 수 있겠는가
그저 감탄만 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