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동백/무정 정정민
  
참아내지 못할 연정 가슴에 두고 
까맣게 타 버릴 것 같은 
슬픈 사랑을 
아무리 깊이 감추어도 
스스로 드러나는 붉은 꽃
엄동의 설한도 소용없다. 
삭풍의 칼끝도 어쩌지 못해
서리서리 감춘 마음 펼치는 
겹겹이 쌓인 사랑
달빛이라도 서럽다.
별빛도 눈물이다. 
피멍 든 가슴
선혈 낭자한 핏빛 그리움
죽어서도 붉은 꽃


  

동백꽃 전설 1/옮긴 글 우리 나라 서해안의 대청도라는 섬에 전해 오는 이야기입니다. 폭풍이 심하게 몰아치던 어느 날, 한 청년이 파도에 휩쓸려 이 섬에 들어오게 되었지요. 청년은 자신을 정성스럽게 간호를 해 준 대청도 처녀 덕분에 기력을 차리게 되었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처녀와 결혼하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신혼의 단꿈에 빠져 지내던중 밤이면 꿈 속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보이는지라 걱정이 돼서 고향에 다녀오기로 했지요. "꿈속에 부모님이 자주 보여 몹시 걱정이오! 금방 다녀 오리다."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그런데 저... 부탁이 하나 있어요." 남편의 고향에 동백꽃이 많다는 말을 들은 아내는 고향에서 돌아올 때 동백꽃 씨앗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동백 기름으로 곱게 단장한 머리를 남편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그렇게 약속을 하고 떠난 남편은 날이가고 달이가 해가 바뀌어도 돌아오지를 않았고 동네 사람들은 그가 고향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해 살고 있을 거라고 수군거렸답니다. 하지만 아내는 끝까지 남편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아내는 날이면 날마다 바닷가로 나가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오늘 오는가, 내일 오는가, 오지 못하면 소식이나 오는가, 기별이나 오는가, 꿈에라도 오는가 노래를 부르며 슬픔을 달랬습니다. 기약도 없는 기다림에 지친 아내는 결국 병이 나서 시름시름 앓더니 이윽고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 남편은 부모님만 두고 떠나 올 수 없어서 하루 이틀 미루다가 2년 만에 동백 꽃씨를 주머니 가득 담아 가지고 대청도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불과 열흘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남편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무덤 앞에서 통곡을 했습니다. 남편이 무덤에 엎드리자 주머니에 있던 동백꽃 씨앗이 후두둑 떨어졌답니다. 이듬해 아내의 무덤가에는 동백나무가 싹을 틔웠고. 그 나무에서 아내의 그리움을 토해 내기라도 하듯이 해마다 이른 봄이면 붉디붉은 빨간 동백꽃이 피어나고 있답니다.

  

동백꽃 전설 2/옮긴 글 옛날 어느 나라에 포악한 왕이 있었는데 왕자가 없었답니다. 동생의 아들을 양자 삼으면 될 터인데 욕심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조카들을 죽이려 했으므로 착한 동생은 두 아들을 숨겨둔 채 양자 둘을 데리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왕은 기어코 두 양자를 죽여 버리고 말았으나 진짜 조카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어이 그 두 조카를 찾아내 모든 사람들 앞에서, 동생에게 [ 두 왕자는 가짜 ] 라고 말하라 강요했습니다. 평화를 바라던 동생은 왕이 시키는 대로 말했고, 그러자 왕은 칼을 주며 왕을 속인 벌로 두 가짜 왕자를 죽이라고 그랬답니다. 동생은 차마 제 손으로 사랑하는 두 아들을 죽일 수 없어서 그만 자신의 가슴에 그 칼을 꽂고 말았대요. 동생이 붉은 피를 흘리며 죽자 두 왕자는 새로 변하여 날아갔고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며 벼락이 떨어져 왕은 죽고 말았답니다. 그후 죽은 동생은 큰 동백나무로 변하고 그 나무엔 두 아들이 변하여 날아갔던 새들이 돌아와 둥지를 틀고 살기 시작했는데 이 새가 바로 눈 둘레가 은백색이어서 백안작(白眼雀)이라고도 불리는 [ 동박새 ] 라는군요. -새소리:동박새-

  

백동백/무정 정정민 한그루 외로운 저 동백 겨울이 두렵지 않은지 청잣빛 이파리 자랑스럽다. 행여 꽃피었나 살피니 아, 이 무슨 조화 선혈 낭자한 핏빛이 아니라 창백하여 백지 같은 꽃 내 알지 못하는 일 예도 있었구나 붉게 그리다 지쳐 흰 꽃으로 피다니.

  

동백꽃/무정 정정민 어릴 적 고향 집에서 처음 본 동백 눈 속에서도 요염하리 만치 고왔다. 우리 집에는 없었지만, 마을 터줏대감이라 할 부잣집에서 보았다. 부럽기도 하고 신비한 전통이 느껴졌다. 다른 곳에서 이사 온 우리는 새로 이사 온 마을에서 조금은 외톨이로 지냈지만 이내 친해지고 마을 곳곳을 쑤시고 다녔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곳은 여수 오동도 교회수련회를 가서 본 곳인데 온 섬이 동백섬이었다. 시원한 그늘 속에서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흥얼거리며 파도에 떠밀려 갔을 붉은 동백을 생각했다. 두 해 전이던가 거제도에서 동백을 보았다 가로수가 동백이었던 곳 외도에서도 보았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지심도에 동백이 많다는 이야길 듣긴 했지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 또 몇 해 전에는 선운사에서 동백을 보았다. 겨울에 피기도 하지만 종류도 많았다 홑꽃도 있고 겹꽃도 있고 꽃자루가 큰 것 색상도 조금씩 다른 것 앞으로도 다양한 동백을 만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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