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비빔밥

밥 한 상 詩 사진 무정 정정민 어느 천사가 그려 놓은 그림일까 정갈하여 눈길 돌리지 못한다. 이모저모 살피느라 굴뚝 같은 식욕마저 잠재운다. 어머니가 차려 주시던 정이 담뿍 들어 있던 밥 한 상 수십 년 먹으며 감사를 몰랐는데 돌아가신 수십 년 이제야 그 정을 생각하는 어리석은 인생 아내가 차려주는 한 상에서 세상의 온갖 즐거움 생기더니 어언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내 머리도 억새꽃이 된 지금도 간장 한 종지 된장 한 점 김치 한 젓가락이 아름답다. 배를 채우는 식탁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 깃든 음식 예술이 차려진 곳에서 정과 미와 향에 취한다.

 

★ 만드는 법 ① 쌀은 씻어 우려둔 사골 육수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데요. 밥 맛은 물론이고 쌀에 윤기가 나게끔 약간의 코팅효과도 있다고 해요. (이때 사골 육수는 고기의 핏물을 뺀 첫번째 물을 버리고 두번째 육수 물로 밥을 지어야 맛있구요. 너무 진한 사골 육수로 밥을 지으면 맛이 무겁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깐 조심하세요.) ② 쇠고기는 채 썰어 청창(국간장) 1/3T, 마늘 1T, 참기름 1/2T, 깨소금, 청주, 배를 넣어 육회를 만든다. ③ 콩나물은 소금을 약간 넣어 삶고 체반에 걸러내고, 미나리와 시금치도 같은 방법으로 데쳐준다. ④ 데쳐둔 콩나물, 미나리, 시금치를 참기름, 마늘, 깨소금을 넣고 무친다. (미나리와 시금치는 모두 푸른 빛을 지닌 채소기 때문에 2가지 중에 하나만 넣어도 무관해요.) ⑤ 도라지는 채 썰고 소금에 주물러 쓴맛을 제거한 후 마늘, 소금을 넣어 볶다가 깨소금, 참기름을 두른 후 마무리해준다. (도라지가 볶는 과정에서 빨리 익지 않으면 물을 약간 넣어 익혀준 후, 깨소금과 참기름을 두르고 마무리해줘도 되는데요. 저는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물을 넣어 볶다가 도라지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어요 --;; 아삭아삭 야채 씹히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조금 신경써서 볶아야 할 것 같았어요 ㅋㅋ) ⑥ 표고버섯, 고사리, 고기는 채 썰어 참기름, 깨소금, 청장, 마늘을 넣고 무쳐 살짝 볶는다. (고사리가 질기면 살짝 뜸을 들여 주세요-) ⑦ 애호박은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에 헹구어 짠 다음 마늘을 넣고 볶다가 참기름, 깨소금을 두른 후 마무리해준다. (애호박 대신 돼지호박도 괜찮지만요. 단맛이 강한 애호박이 맛은 더 좋아요-) ⑧ 무는 채 썰고 고운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소금을 넣고 무친다. (여기서 무는 비빔용이라 무채 반찬처럼 많은 양념이 필요없어요.) ⑨ 오이는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닦아내고 기름에 살짝 볶아 주고요, 채 썰어 둔 당근도 기름에 볶아 주세요. ⑩ 청포는 약간 단단할때 칼질이 쉽긴하지만요. 뜨거운 물에 살짝 담궈서 적당한 탄력이 있을때 채를 썰어 준비해주세요. ⑪ 밥을 담은 듬직한 유기에 나물은 색스럽게 돌려 담고, 가운데에 육회를 얹고 그 위에 다시 계란 노른자와 기름에 튀긴 다시마를 잘게 부수어 얹어주면 맛있는 전주비빔밥이 완성됩니다 ^^ * 먼저, 준비된 나물들을 깨끗이 씻어 적당 사이즈로 채 썰어(약 4cm) 준비하시고 무침과 볶음을 분류하여 조리하시면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어요. 보통 밥을 지을때 쌀과 물의 양은 약 1:1.5 비율인데요 (초밥은 쌀과 물의 양이 약 1:0.9 비율) 청포묵은 시장이나 마트에 가시면 팝니다!^^

 

전주 비빕밥 사진 글 茂正 鄭政敏 전주에서 학교에 다녔고 직장생활도 했었다 내 젊은 날의 한과 꿈이 있던 곳이 전주 지금도 전주에 사는 친구가 있어 고향 가는 길에는 가끔 들린다 아내와 같이 가면서도 아내가 먹어보고 싶어 했던 비빔밥을 같이 나누어 보지 못했다 이번 고향길에는 일부러 비빔밥을 먹으러 갔다 근처에 있는 덕진 연못도 구경했다 물론 먼저 비빔밥을 먹었다. 전주에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지인으로부터 전주비빔밥을 대접받았다 시골에서 살 적에는 소고기를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전주 비빔밥에는 소고기가 들어 있었다 무척 놀라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내는 어떤 맛으로 생각할까 궁금하여 몇 년 전 지인으로부터 대접받았던 한국관으로 향했다 기억이 가물거려 쉽게 찾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오래 걸리지 않아 찾고 말았다 외국인들도 몇 분 보이는 한 탁자에서 아내는 설레는 듯 비빔밥을 기다렸다 놋그릇에 먼저 나온 것은 시원한 콩나물 국 조금 더 기다리자 드디어 비빔밥이 나왔다 소고기 그리고 달걀이 들어 있는 비빔밥 소박한 반찬과 같이 먹을 수 있었다. 맛이 있다는 평이었지만 감동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우린 우리만의 식탁으로 길든 맛이 있어 그런 모양이다 이천의 쌀밥이나 소문난 몇 곳의 음식들도 우리 집밥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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