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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어 편지를 쓴다
  

행복하고 싶어 편지를 쓴다. 글 사진/무정 정정민 날마다 책을 읽고 날마다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읽는 것도 행복하지만 글을 쓰는 것도 행복하다. 고통스럽고 불평만 가득한 세상을 보려 하는 것이 아니고 작아도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고 그 작은 행복의 씨앗을 키워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게 하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람은 주어진 시간을 살지만 똑같은 조건 속에 살아도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진다 믿는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수많은 문제와 만나지만 만나는 문제가 좋은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힘들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만이 내 생활의 전부인가 생각하였더니 그렇지도 않았다.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것과 비슷한 수많은 행복한 일이 있기도 했었다. 무엇을 더 많이 생각하느냐 기억하느냐에 따라서 내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사소한 행복도 놓치지 않으려는 나는 오늘은 무엇이 행복했지 지금은 무엇이 행복한가를 자신에게 묻곤 한다. 강력하고 자극적인 것만을 추려내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아주 작고 미미한 것도 추려내는 행복에 예민한 사람이 되었다. 숲에 피는 작고 볼품없는 꽃 하나에 아파트 높이 걸려있는 초승달에서도 문득 지나가는 낯선 사람의 향수에서도 미소 하나에도 무심하지 않았다. 이것을 모아 다른 사람에게 편지로 썼다. 사진이 가능하면 첨부하기도 했다. 편짓글에는 내 수필도 있고 시도 있고 산문도 있다. 물론 사진도 있고 간단한 편짓글도 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어록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행복 내가 발견한 행복을 쓰고 있는데 이것을 받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정판이기 때문이다. 그중에 한 분이 보낸 편지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죄송해요. 아껴서 읽을게요." 나를 행복하게 한 문장이다. 너무 반가워 보자마자 읽어 버렸는데 그래서 다시 내가 편지를 쓰게 되니 그 수고가 미안하다는 말인데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인가 꽃처럼 피어나는, 봄꽃처럼 환하게 웃는 향기 가득한 편지다. 사람이 사람으로 하여 행복하여 지는 일이 행복 중 으뜸이라 하는데 이것이 바로 그것 아닌가 내가 미소 짓지 않고 어찌 배기겠는가. 결국, 내 이야기는 더 큰 행복으로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행복하여 지고 싶거든 편지를 쓸 일이다. 즐거운 마음을 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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