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무정 정정민 특별한 날에 고향 집에 가면 조카들과 손자 손녀를 본다. 용돈도 좀 줘야 하고 교통비도 들고 선물도 준비해야 하니까 가볍게 부담 없이 가기는 어렵다. 형편이 좋지 않을 때는 가는 것도 부담된다. 마음 편안하게 가고 용돈도 편안하게 주고 형님과 형수 씨에게 맛있는 것도 사드릴 형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기만 하면 형님과 형수 씨는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득 싸준다. 그러하니 가는 재미도 있고 형제를 만나는 즐거움이나 어린 손자 손녀들 재롱을 보는 즐거움 입에 딱 맛은 고향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작지 않지만 당장 들어가는 경비 수십만 원을 걱정하는 때가 있다. 세상 사는 일이 이래서 맘먹는 그대로 살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간다. 부모님 기일에 가고 또 휴가 때 간다. 친구는 없어서 그저 형님 집에서 머물다 온다 내가 살았던 흔적을 보기도 하고 또 사용했던 가구나 여러 시설을 가만히 생각해 보기도 한다 대부분 없고 변했지만 고향은 늘 가고 싶고 반가운 곳이 확실하다. 수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니까 어느 해던가 백자 명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내 시가 들어 있는 백자 가을날 창 옆에 꽃처럼 붉게 달린 남천 수십 년이 된 작두 펌프 장독대 모시 송편 고향 음식 모두가 정겹다 -고향 사진을 두서없이 모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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