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공원 장미 2

薔薇 微笑 茂正鄭政敏 한 겹 두 겹 서리서리 감춘 마음 허사로다 허사로다 붉게 터진 미소 얼마나 그리우면 온 얼굴 불 같기만 할까 바람이 지나도 소용없다. 이슬이 내려도 식지 않아 낙화도 붉은 그 마음 이제야 알다니

꽃가게 여사장/글 무정 정정민 나는 꽃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꽃밭에서 살아서인지 꽃을 사랑한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꽃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부터 좋다. 내가 살았던 시골집에는 특히 장미가 많았는데 그 장미를 보면서 '어쩌면 저리도 꽃이 예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특히 이슬을 머금고 피어있는 장미는 정말 예쁘기가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스름 달밤에 장미를 볼 때도 너무나 예뻐서 가슴이 뛴 적도 있다. 풋풋한 냄새를 맡노라면 살아 있다는 사실이 마냥 감사가 될 때가 있었다. 이처럼 좋아하는 장미꽃다발을 선물 받았다. 꽃가게 여사장님에게서받았다. 후레지아와 같이 요리조리 잘 꾸미고 묶어서 건네준 꽃을 받아들고 겉으로 표현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원에서 즉석에서 자른 꽃을 선물 받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떤 축하 받을 만한 공식석상에서 꽃다발을 받은 것도 아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꽃가게에서 자신이 팔 꽃을 꺼내서 전지가위로 자르고 자른 꽃대 부위에 물을 묻히기도 하고 꽃을 보기 좋게 어쓱하게 균형을 맞춘 뒤에 노란 후레지아 꽃을 그 위에 얹어서 흩으러 지지 않게 잘 묶더니 연초록 갈포지로 싸고 다시 투명한 비닐로 싸서 꽃을 들고 있을 때 습기가 손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 뒤에 다시 연초록 갈포지로 싸는 것을 봤다. 많은 정성과 수고가 들어간 뒤에 아주 예쁜 꽃다발이 완성이 되었다. 장미도 붉은 장미와 분홍색 장미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만든 꽃다발이다. 이처럼 정성스런 꽃다발을 만드는 것을 즉석에서 본 것도 많지가 않지만 나에게 줄 선물을 직접만드는 것을 본적은 기억에서는 없다. 더구나 꽃집의 여사장님이 나에게 주기 위해서 만든 꽃다발의 전 과정을 지켜볼 일이 있기나 하겠는가. 꽃집을 하시는 분이 선물한 꽃다발을 선물로 받아본 것도 오늘이 내 생애에서 처음이니 오래도록 잊지 못할 사건임이 분명하다. 이 여사장님도 나 말고 직접포장한 꽃다발을 선물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팔기 위해서야 수도 없이 꽃다발을 만들었을 것이지만 정성을 다 해서 만들어 선물하는 예는 결코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한 번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열심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나 자신이 염치가없는 것인지 행복한 사람인지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꽃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고 선물도 기쁨을 주는 것이어서 꽃 선물은 아주 특별하였다. 장미가 가지고 있는 의미도 특별하지만 이 꽃을 선물한 여사장님은 단순한 반가움의 표시로꽃을 주셨기에 야릇한 감정으로 받지는 않았다. 다만, 감사하고 다만,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꽃이 기쁜 것이고 선물이 기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을 포장하시는 모습과 표정이 너무나아름다웠다. 보통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사랑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이런 꽃을 선물하는 것이지만 여사장님이 나에게 주신 꽃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반가운 표시이며 정겨운 표시일 뿐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그래서 더욱 정겨운 세상에 행복한 나였다. 나에게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아시면서도 꽃 선물을 서슴없이 하신 것은 내가 시인이기 때문인 것을 희미하게 짐작을 한다. 좋은 시를 쓰라는 격려일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시를 써서 감상하게 해 주신 것이 고맙다는 뜻일 것이다. 시인이 되어서 행복한 날이었다. 내게 꽃을 주신 아름다운 마음의 향기가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어서 꽃도 많이 팔리고 그 마음에 늘 행복의 꽃이 만발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 여사장님의 마음속에서 늘 꽃향기가 난다는 소문을 듣고 싶다. 봄은 누구에겐가 꽃을 선물하고 싶은 계절인지 모르겠다. -15년 전 선물 받았던 장미 꽃다발 추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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