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동역梧柳洞驛
 

오류동역 詩 寫眞/茂正 鄭政敏 그 옛날 오류 골에는 나무가 많았단다 오동나무 꽃피면 가난한 서민은 탁배기 한 잔에 허기를 달래며 서울로 간 자식이 성공하길 기원했고 개 팔자 같은 자신을 한탄하던 객줏집 여인들은 버드나무가 더 좋아 떠나지 않고 살았다고 했다는데 지금은 아스라한 추억인양 오동나무도 버드나무도 많지 않다 그 자리에는 이팝 꽃이 눈부시게 피어 봄날의 잔치를 대신한다. 판잣집 같았던 객줏집은 번듯한 빌딩으로 변하여 서울로 가는 관문이 아니라 어엿한 서울이라고 말한다 젓가락 장단 대신 노래방 기계가 반주하고 명동에나 있을 법한 횟집 눈부신 가게가 즐비한 곳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추억이 있다. 오류시장에는 여전히 생선을 팔고 한 달에 한 번 서는 벼룩시장에는 누구의 손때가 남아 있는 쓸만한 물건이 손님을 기다리는 곳 옛 모습은 역전 벽에 사진으로 걸려 향수를 그리는 사람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친구가 그리우면 오류동역으로 간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서울 가는 전철이 쉬어가는 역이 있으니 누구라도 만날 만한 식당과 노래방이 있고 역전 광장이 있어 비 오는 날은 막걸리 한 잔 눈 오는 날은 소주 한 잔으로 노래까지 한 곡 하고 나면 세상만사가 다 편안해지니.

오류동 역에서/무정 정정민 내가 사는 곳에서 이용가능한 전철역은 천왕역과 오류동역이다. 천왕역은 약 1킬로의 거리이기 때문에 주로 이용하지만 오류동역은 2킬로 정도 되어 걸어가기는 부담이다 종로나 인천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류동역을 이용하는데 전철을 갈아타기 싫을 때 이용한다 오류동역은 오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수많은 사연이 있는 곳이리라 낡은 건물과 새로운 건물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는 오류동역은 정겨운 음식점이 많다 아직 몇 곳을 가보지 못했지만 오래전 술집이 많았다는 이야기나 오동나무와 버드나무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낭만적인 역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1번 출구는 광장도 넓고 주차장도 넓어 이곳에서 쉬거나 일을 보기 참 쉽다 반면 2번 출구는 주택가가 많아 도로에 주차해야 하지만 서민의 생활상을 볼 수 있기도 하여 정겨운 곳이기도 한다 한 달에 한 번 벼룩시장이 열리기도 하여 가끔은 구경하러 가기도 한다. 또 가로수로 이팝나무가 많아 한여름에 흰 눈이 내린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는데 벽화와 운동시설 산책코스도 있어 잠시 머물며 인생길을 생각해 보기 좋은 곳이다 행복주택이 생길 것이란 뉴스를 접하기도 했다 얼마나 더 발전할지 모르지만 오류동역에 갈 때마다 카메라에 담아보며 오류동역의 역사나 특색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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