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3. 8. 22. 21:29
2013. 8. 22. 21:29
전등사 4 죽림다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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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채/무정 정정민
꽃 구름 어여쁜 사발 하나 놓고
오미자 물을 부어 본다
어름도 동동 띄어 보고
붉은 수박살도 넣어 본다
어딘가 허전하여 배도 넣고
파인애플도 넣어 보지만
아직도 차지 않은 만족감
아차 꽃이 없었구나
붉은 꽃이 좋으련만
어떤 꽃이 좋을까
연꽃도 좋겠고 한련화도 좋으련만
아직 준비되지 않았으니
아쉬움으로 먹는다
세상사 어찌 다 만족만 하겠는가
조금은 모자라도
이미 채워진 것으로 감사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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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너머에
詩 寫眞/茂正 鄭政敏
외지고 낯선 집
창문으로 세상을 보면
그 밖이 자꾸 궁금하다.
한겨울 창가에 붙어
푸른 눈으로 안을 보는
사철나무도 그렇고
한가하게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어디서 오는 것이며
누가 타고 있을까
또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한 마장 떨어져 있는 산기슭에
무슨 나무가 자라나
어떤 짐승이 살고 있나
봄 여름 가을 모습은 어떨지
언젠가 다시 와서 보리란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까
나뭇잎 바람에 쓸리는 소리에도
무슨 나뭇잎일까
어디까지 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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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죽림다원/무정 정정민
지난여름에 갔던 전등사도 여름날
몹시 더웠다.
시원한 차라도 한잔 하고 싶었지만
해가 저물고 어두워 찻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간도 좀 여유가 있어
찻집에 들어가 볼 기회를 얻었다.
시원한 화채를 시켰다.
순무와 수박 배등 여러 가지 과일이 들어간
화채는 여름 음식으로 그만이었다.
같이 나온 송편은 순무 잎으로 만든 송편
처음 대하는 음식이라 신기했다.
창문에 걸린 조각보를 보며
여름에 창문에 걸어보면 멋스럽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우리 집에도 아내가 만든 조각보 몇 점이 있다
시간이 무척 많이 들어가는
정성이 담긴 조각보도 반가웠다.
아직도 보지 못한 많은 것이 있겠지만
일단 경내는 두루두루 살펴보았다.
남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떠난 여인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처마를 받치고 있는
고통스러운 여인으로 조각한 나부상도 보았다.
허다한 인연을 생각하며 잠시 휴식을 얻었다.
숲이 좋아간 전등사
전등사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불교에 대하여
많이 알지 못하지만
천 년 고찰답게 오래된 나무와 건물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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