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旺亭천왕정 2
  

가을 오는 천왕정 詩 寫眞/茂正 鄭政敏 갈댓잎이 운다 사그락사그락 애절하게 운다 더워 지친 몸 그 고단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슬픈 사연을 삭제라도 하려는 듯 달 뜨는 밤이 더욱 슬픈 천왕정 솔부엉이도 잠들어 행여 조용할까 했는데 풀벌레 소리 귀청을 찢는다 잠 못 이뤄 누각에 올라보니 멀리 도시의 아련한 불빛 어느 잠 못 드는 시인의 집일까 월컥 그리움이 솟는다 이슬도 차가워 집으로 향하니 잠시 끊긴 듯한 풀벌레 소리 다시 이어지는 밤

  

天旺亭천왕정 2/무정 정정민 금요일 퇴근 후에 저녁을 먹고 나면 또 천왕 정이 그립다. 비 오는 날도 달 뜨는 밤도 좋지만 내일이 주말인 날은 더욱 좋다 더 오랜 시간을 천왕정 누각에 앉아 호수도 보고 산도 보고 풀벌레 소리 잠 못 드는 산새 소리도 듣는다 신기하게 도시의 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리고 개 짖는 소리도 들린다. 달이라도 뜨는 날은 바로 아래 십자가 탑이 더욱 정겹고 멀리 광명의 아파트 오색 불빛도 더욱 아름답다 이 아파트는 불빛이 자꾸 변한다 시간이 흐르면 푸른색 붉은색으로 변해 그것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하지만 웬 낯선 그리움도 떨치지 못한다 사람이 그리운 것 같다 딱히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좀 더 향긋한 그리움이 필요한 모양이다. 우정일지 새로운 사람에 대한 그리움인지 이미 알고 지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인지 정확한 것을 알지 못하지만 이것이 또 글을 쓰게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천왕 정에 사는 오리를 만나 사진도 몇 장 찍어 보았다 흰 어미 오리와 세끼 오리 세 마리 통통하게 살이 올라 보기 좋다 나에게는 반가운 천왕정 식구다 사진은 주일 예배를 마치고 천왕정 주변을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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