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다원/석모도 보문사
  

향기 나는 여인 시. 사진/茂正 鄭政敏 한가한 적막강산 산새나 찾아 들 법한 작은 집 찻길이 나고 사람이 드나든다. 맑은 이슬이나 먹고살 듯한 약수로 밥을 짓고 산 공기를 마시며 사바 세상을 떠나 사는 사람 같은 이 흰 피부가 고운 사람인데 미소를 작게 짓고 조용한 모습으로 구름 위를 떠나가는 사람처럼 나를 보기만 한다. 무언으로 말하는 눈빛이 고와 차 한 잔을 청하니 그녀의 옷자락에서 차향이 난다.

 
 

감로다원/석모도 보문사 추운 날씨 때문에 보문사 경내를 조금밖에 둘러보지 못했다. 눈썹바위에 오르는 것은 무릎이 시큰거리기도 하고 춥기도 하여 일찌감치 포기했다. 무엇보다도 굵은 소나무가 보기 좋았다. 잠시 걸었지만, 너무 추웠다. 무언가 따뜻한 것이 그리워 일주문을 향하여 가다 감로다원을 발견했다. 유명사찰 바로 아래 있는 전통찻집 보문사의 찻집 이름은 감로다원이었다. 차향따라, 죽림다원, 다래원, 도솔천 등을 기억한다 대부분 대추차를 주문하곤 했다 더러는 쌍화차를 시키기도 했는데 이제는 다양하게 주문하기도 한다 전등사 아래 죽림다원에서는 화채를 주문했으니까 감로 다원에선 대추차를 주문했다 백설기도 조금 맛볼 기회를 주시어 따끈한 찻집에서 한기를 녹이고 나니 정말 좋았다. 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석모도 구경을 마쳤다. 어느 겨울날의 보문사 여행 찬찬히 살펴보지 못해 올여름 다시 가고 싶었는데 가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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