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3. 8. 25. 21:49
2013. 8. 25. 21:49
석모도 2
겨울 애상
시 寫眞/茂正 鄭政敏
꽁꽁 얼어버린 호수
찾아온 철새도 슬프다
잎 진 버드나무 사이로
하얀 눈이 내린다.
한여름 꽃향기 같았던
눈빛 고운 여자
이곳에 만나 새처럼 노래했다
호수 물결처럼 속삭였다.
물안개 자욱하던 유월 새벽
안개처럼 사라지고 말아
갈대꽃 피면 오려나 했다
붉은 노을이 지고 새하얀 달이 뜨면
소리 없는 안개처럼 오리라 했다.
속절없는 세월
그 가을 가고 또다시 갈대꽃도 졌다.
앙상한 나무 얼어버린 마음에
흰 눈이 내리는데
그녀는 여전히 침묵한다
꽃 지고 사라진 향기처럼
시간의 강은 흐르고 흘러
기다림이 고목처럼 퇴색하는 줄 알았는데
혼자 지우지 못한 멍
고목 속에서 더 선명하다.
석모도
석모도(席毛島)는 강화도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1.5㎞ 해상에 위치한 섬으로,
영화 시월애와 취화선의 촬영장소로 매우 유명한 섬이다.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에 딸린 섬이다.
조선 시대에는 금음북도(今音北島), 석우도(席隅島),
석모로도(席毛老島)라고도 했다.
석모도 2/무정 정정민
오래전에 찍은 사진
사진을 보며 여행했던 당시의 느낌이나
상황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몹시 추웠다는 것과
선착장에서 보문사로 가는 길
마른 갈대와 바다가 보기 좋았다는 것
하늘을 날아가는 철새가 보기 좋았다는 것
해안따라 아름다운 펜션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 해냈다
어떤 곳에서는 전망이 좋아 정차하고
사진을 몇 장 찍기도 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어느 해던가 여름에 갔었다는 기억이 났다.
당시 김치를 가져가던 할머니가 안 되어 보여
차에 태웠는데 김치가 넘쳐 차 바닥에 흘러 내렸다
도저히 더 태워갈 형편이 못되어
죄송한 마음에 다시 내려 드렸다.
어떤 마을 입구에서 잠시 머물렀다
공기도 좋고 풀도 깨끗하여
언젠가는 다시 와서 하루 정도 쉬리라 했었는데
추운 겨울에 가서
밖에 나가 걷지도 못하고 일단 보문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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