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3. 9. 8. 07:39
2013. 9. 8. 07:39
9월의 서울 푸른 수목원
우연 같은 인연
시 사진/茂正 鄭政敏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의미 없는 일이 있을까?
길가에 초라하게 피운 꽃 한 송이에도
수많은 사연이 숨어 있듯이
나에게 일어나는 일
우연 같은 인연 하나 있다.
작고 볼품 없어도
밤마다 달빛이 내려와 향기를 만들고
바람은 어느 곳으로 향기를 날라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 날아왔다.
꽃과 나비의 조우가 우연이라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수억의 시간 속에
수많은 꽃과 나비 중에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도 꽃이었을 것이다.
향기가 많지 않은
색이 곱지 않아 아름답지도 않은
초라한 길섶에 피운 꽃이었을 것이다.
눈이 밝고 마음 고운 나비는
다정하게 날아와 입맞춤 하네
멈추지 못할 미소와 향기는
나비가 날아와서
더 밝아지고 그윽해진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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