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숲
詩 사진/ 무정 鄭政敏
쉬지 않고 하늘하늘 춤추는 갈대 숲
바람이 불지 않아도
햇살이 비추지 않는 날에도
자꾸 가만있지 못한다.
그 속에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가끔 무척 조용 하다가도
숲이 떠나갈 듯이 왁자한 것은
그들만의 잔치가 한창이라서
그뿐일까
뿌리가 뽑힐 것처럼 온몸을 뒤트는 것은
바람을 안고 살고 있음이다.
가을바람은 그 숲에 숨어 있다.
견디기 힘들면 용트림한다.
어떤 날은
불덩어리를 안고 있다.
노을이 그 숲으로 숨는 것을 봤다.
비가 오면 그 비를 온몸으로 맞고
칠흑 같은 어둠 또한 품고 있는 갈대 숲
혼자서만 있지 않고 강아지 풀과 엉겅퀴
나문재와 산조풀과 함께하는 그곳
사랑과 눈물과 열정이 같이 하는 우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