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구공원의 가을 4 담벼락
 

담벼락 詩 사진/ 무정 鄭政敏 나의 정원에 담벼락을 세우고 싶다. 가로막힌 단절이 아니라 고개를 세우고 이웃과 만나는 소통의 통로가 되는 조금은 사생활이 보장되지만 담과 담 사이 작은 통로를 만들어 가고 싶으면 언제라도 가고 오고 싶으면 올 수 있는 쪽문 같은 담벼락을 만들고 싶다. 담벼락에 아래는 구절초를 심고 위로는 덩굴장미를 올리고 싶다. 담쟁이도 올리고 싶다 새들이 찾아와 향기에 취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언제라도 부를 수 있게 장도감 나무 한 그루도 싶을 것이다. 나무가 자라면 그 가지에 그네도 하나 만들어 놓겠다 나를 찾아오는 이에게 감도 따주고 그네도 태우고 싶어

담벼락/무정 정정민 담벼락은 이웃과 나를 단절시키는 곳이긴 해도 낮은 담은 그저 경계일 뿐 소통까지 막는 것은 아니다. 또 담 사이 작은 통로나 쪽문을 만들어 놓으면 오가고 싶을 때 언제라도 왕래할 수 있어 툭 터진 담 없는 이웃보다 얼마나 정겹고 반가운 통로인가 담에 덩굴장미나 담쟁이를 올리면 그 또한 보기 좋아 담은 일부러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나의 전부를 다 보여 주는 것보다 조금씩은 허물을 감추기도 하여야 차라리 다소 신비한 것도 있고 서로 눈감아 주어야 하는 것도 있으니 사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담 밑에 감나무라도 심는다면 감이 익을 무렵 서로 나누어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감나무 가지에 그네라도 만들어 놓으면 그네에 앉아 단풍도 보고 담벼락에 앉아 노래하는 새소리도 들을 수 있으니 담은 일부러라도 만들어야 한다. 서로에게 편안하게 이웃으로 살게 하는 대화의 통로가 되는지도 모른다 담 너머로 들리는 소리 참 정겨운 이웃이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세상이다. 단절의 담이 아닌 만남의 장소가 되는 푸른 담을 만들고 싶다. 인천 대공원의 담벼락 정원을 보며 쓴 글이다. 옥구공원에는 담벼락 정원은 없었지만 작고 아담한 정원 지방의 특색이 살아있는 정원이 있었다 몇 곳의 담벼락을 중심으로 찍어 보았다. 햇볕 드는 담벼락은 바람을 막아주는 양지다 한겨울 햇살을 받으며 제기차기 연날리기 각종 만개를 하기 좋은 장소다 아주 어릴 적에는 이런 곳에서 소꿉놀이도 했었다. 담이 주는 기능 중의 하나다 담벼락을 보면 반가운 이유는 이런 추억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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