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원

아내의 조각보/무정 정정민 붉은색 한 조각 파란색 한 조각 큰 사각 작은 사각 한땀 한땀 정성을 기울이더니 식탁보가 되었다. 퇴근한 나에게 식탁보를 가르친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식탁보 젊은 날의 사랑이 아롱아롱 고난의 눈물이 그렁그렁 그 정성 그 아픔 그 사랑 아로새긴 이야기 조각보에 다 들어 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된장국의 구수한 이야기 신혼의 이야기였으면 한다.

인천 문화원/무정 정정민 월미도에 가끔은 간다 월도에 갈 때는 대부분 인천 문화원 옆에 주차를 하게 된다. 늘 주차장이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아서. 한 번도 주차하지 못한 적이 없다 이곳에서 월미공원으로 가려면 인천문화원를 거쳐 가는데 이번 산책길에는 문화원 안으로 들어갈 기회가 생겼다 아낙을 주제로 규방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머니 누나 형수가 사용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감상하자니 아내의 조각보가 생각났다 아내는 솜씨가 좋아 바느질도 잘하고 음식도 잘하고 여러 가지 자격증도 있어 노력하며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중에 가장 여성스러운 바느질 재작년인가 자동재봉틀을 준비했다. 옷을 줄여 주기도 하고 강아지 옷도 만들고 한복도 만들어 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데 너무 오래 하지는 말라고 한다 눈도 어둡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니까 조각보를 감상하자니 아내와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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