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3
  

눈 내리는 날 3 詩. 寫眞/茂正 鄭政敏 눈이 내린다. 구름산이 하얗다. 상수리 나뭇잎 진 가지가 하얗다. 아파트 높다란 굴뚝에도 찻길로 나가는 샛길도 화단의 피라칸사 붉은 열매에도 하얀 눈이 소복하다. 지난밤 잠들지 못하고 밤새워 뒤척이다 설 잠 든 새벽에 들린 까치 소리 행여 누가 올까 창가에 서보니 이렇게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리는 날은 잠들지 못한다. 소리없이 없이 찾아오는 손님을 맞아야 하니까.

  

눈 내리는 날 3/무정 정정민 이제는 가을이 완전하게 갔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이 흐리면 눈이라도 올 것 같다 눈이 내린다면 어디선 만나자는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다. 아무 소식도 없으면 서운한 생각이 든다 지나간 아름다운 사연을 추억하며 집 근처를 걸어보게 되기도 한다 걸으면서도 연신 차가 들어오는 길목을 보기도 하는 걸 보면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기다림은 언제나 계속되는 것 같기도 하다 기다림이 무엇일까 그것은 희망이며 행복이기도 하다 기다림 없는 삶은 삭막하고 쓸쓸하다 기대 없는 삶이 얼마나 고독한가 나에게 막연하나마 기다림이 있어 다행이다 눈 오는 날은 그 기다림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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