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상
詩 사진 무정 정정민
어느 천사가 그려 놓은 그림일까
정갈하여 눈길 돌리지 못한다.
이모저모 살피느라
굴뚝 같은 식욕마저 잠재운다.
어머니가 차려 주시던
정이 담뿍 들어 있던 밥 한 상
수십 년 먹으며 감사를 몰랐는데
돌아가신 수십 년
이제야 그 정을 생각하는
어리석은 인생
아내가 차려주는 한 상에서
세상의 온갖 즐거움 생기더니
어언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내 머리도 억새꽃이 된 지금도
간장 한 종지
된장 한 점
김치 한 젓가락이 아름답다.
배를 채우는 식탁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 깃든 음식
예술이 차려진 곳에서
정과 미와 향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