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식당
 

밥 한 상 詩 사진 무정 정정민 어느 천사가 그려 놓은 그림일까 정갈하여 눈길 돌리지 못한다. 이모저모 살피느라 굴뚝 같은 식욕마저 잠재운다. 어머니가 차려 주시던 정이 담뿍 들어 있던 밥 한 상 수십 년 먹으며 감사를 몰랐는데 돌아가신 수십 년 이제야 그 정을 생각하는 어리석은 인생 아내가 차려주는 한 상에서 세상의 온갖 즐거움 생기더니 어언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내 머리도 억새꽃이 된 지금도 간장 한 종지 된장 한 점 김치 한 젓가락이 아름답다. 배를 채우는 식탁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 깃든 음식 예술이 차려진 곳에서 정과 미와 향에 취한다.

 

소문난 식당 사진 글 茂正 鄭政敏 소문난 식당은 달라도 무언가 다르다 사람을 끌 만한 무언가 있기 마련이다 화성에 소문난 식당이 있다 하여 가보기로 했다 값도 저렴하고 먹음직한 음식 더구나 한식이면 더욱 구미가 당긴다. 20종류가 넘는 반찬과 윤기 흐르는 쌀밥 단돈 만원이면 된다니 이 얼마나 궁금한가 집에서 화성은 가깝지 않았지만 제법 많이 다녔던 곳이라 가보기로 했다 더구나 안양에 볼일이 생겼기 때문에 안양에서 일을 보고 간다면 집에서보다 거리가 많이 단축된 결과가 되어 더욱 가보고 싶어졌다. 도착해보니 이미 다녀왔던 곳이었다 다르다면 식당 이름이 바뀌었고 내부 인테리어도 대폭 바뀌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음식 메뉴도 바뀌었다. 널따란 방안에 안내된 우리는 오래된 생활도구로 장식된 구들방에서 나무로 된 대기표를 갖고 기다렸다. 곧 직원이 다가와 작은 쟁반에 물주전자와 컵 물수건을 대령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밥상을 두 사람이 들고 등장했다.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었다. 유기로 된 밥그릇과 숟가락도 정겨웠다. 어린 날 고향에서 사용하던 것이었으니까 된장국은 뚝배에 담겨 있었는데 아래에 작은 촟불을 켜놓아 밥을 다 먹도록 식지 않도록 했다. 세심한 배려와 정성스러운 상차림 모두가 감동을 주었다. 눈으로 식사했다면 더없이 좋았을 밥상 된장국이며 반찬은 내 입에 맞지 않았다. 기대와 반비례하는 실망 멋진 인테리어와 다양한 반찬 정말 눈요기는 잘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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