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새
시 寫眞/茂正 鄭政敏
별마저 얼어버린 겨울 밤을
이름 없는 초라한 동굴에서
얼굴을 깃 속에 감추고
숨죽여 울다 잠들어도
찾아와 주는 이도
불러주는 이도 없어
허기진 그리움만
또 노래해야 한다.
잎 진 나뭇가지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울어도
나무는 잎을 내지 않고
무심한 눈빛으로 하늘만 본다.
창가에 다가서서
이른 새벽을 깨우듯 불러도
창문을 열어보는 이 아무도 없다.
겨울
가슴 깊이 스미는 고독의 계절
떠나지 못하는 시간 앞에서
사랑의 봄을 기다릴 수밖에.
겨울날에는/무정 정정민
스산한 찬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면
마치 누군가 날 부르는 것만 같아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막상 나가보면 찬 바람이 얼굴을 때리기 때문에
마땅하게 갈 곳도 없고
거닐만한 곳도 없다
그렇다고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도 허전하여
바닷가나 외진 산모퉁이 찻집이라도
들려보고 싶어한다
안산의 유니스 정원은 이런 나의 마음을
가볍게 충족시켜 줄 만한 음식점이다
집에서 가깝지 않았지만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꽤 먼 길을 호기심을 안고 찾았는데
개울을 건너 산모퉁이를 돌아들어 갔다.
불이 반짝이는 어느 외국의 동화 속에나
있을 법한 알록달록한 집이었다.
유치원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이 좋아 할만한 장소였다
음식은 한식류가 없어 그저 둘러보고 나왔다.
아쉬움이었다.
그렇지만 정원은 가볍게 산책했다.
낙엽만 쌓인 오솔길에 다양한 새집이
새들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겨울날의 산책 그 길에서
어느 해 라면을 먹었던 일과
또 조금 쓸쓸한 마음으로
강화도 한 찻집에 들렸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때 썼던 글과 시를 같이 모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