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시 사진/무정 정정민
눈감으니 생각난다.
손 한번 잡아 본 일 없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데
배시시 웃던 얼굴 자꾸 떠오른다.
얼마 전 눈 내리던 날
하늘을 보며 손뼉치는 모습
길을 지나다 본 것뿐인데
그 환한 미소 빨간 스웨터가
아무래도 잊을 수 없다.
광명시 하안 사거리 우체국 앞
그녀가 서있던 자리
지금은 아무도 없는데
그 길을 지날 때마다 그 자릴 본다.
눈이 온다는데
다시 그 길을 지나가 볼까
빨간 스웨터 입은 그 여자 있을지 모르니
하늘 보며 웃는 그 미소 볼지도 모르니.
부천 만화 박물관/무정 정정민
부천에 직장이 있는 나는
가며 오며 만화 박물관 이정표를
자주 보게 된다.
언젠가는 가보리라 마음먹었지만
꼭 가야 하는 필연이 없어
쉽게 가보지 못했다.
지난 주일 몸살기도 살짝 있고
눈도 피곤하여 잠시 산책을 해보고 싶었는데
기온이 차가워 마땅하지 않았다
이런 때는 식물원이 더할 나이 없이 좋은 곳이지만
근처 식물원은 대부분 최근에 다녀왔기 때문에
실내이면서 가볍게 걸으며
무언가 호기심이 일어나는 곳은 없을까 생각했다.
갑자기 떠오른 곳이 부천 만화 박물관
멀지도 않고 실내이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이전 부천의 아인스 월드에 다녀가며
그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쉽게 갈 수 있었다.
도착하여 놀랜 것은 건물이 생각보다 컸다는 점이다
무료는 아니어서 다소 망설이긴 했지만
어린이와 젊은 아빠 엄마가 많은 걸 보면서
나도 구경하리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겐 무료입장권을 주어서
얼른 둘러보았다.
10여 년은 된 것 같은데
책 대여점을 할 때였다.
수 만권의 만화가 있었다.
그래서 만화는 익숙하다
더구나 어릴 적 만화를 많이 읽었기 때문에
상당히 친근감이 가는 책이다
이렇게 늦은 나이에도 만화는 역시 반가웠다.
가끔은 둘러보며 깊이 있게
보리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