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3
 
 

초콜릿 詩 사진 茂正 鄭政敏 언젠가 내게 주었던 하얀 은박지에 싼 초콜릿 반은 녹아 형제가 변했어도 달콤한 맛은 그대로였지요 당신의 가슴에 품고 왔던 초콜릿 얼마나 뜨거운 마음이면 초콜릿이 그렇게 녹아내렸을까 그 열정 사랑을 감사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날의 초콜릿 잊지 못합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 피부가 변하고 체형이 커졌어도 당신은 내게 영원한 초콜릿 녹아내려 변형되어도 맛이 같은

 

초콜릿 은박지를 벗기며/무정 정정민 형편없이 쭈그러진 초콜릿의 포장을 벗기고 있습니다. 하트모양이었던 것 같은데 납작해지고 옆 모양도 다른 모양으로 변해서 어렵게 짐작을 해 봅니다. 친구가 준 초콜릿이라서 은박지를 벗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쪽이 잘려나가서 작아진 것이지만 알맹이는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잘 벗겨지지 않아서 통째로 벗겨지지 않고 찢어지네요. 안 벗겨진 부분은 손톱으로 끓어서 벗겨서 한입에 쏙 넣어보니 맛은 그대로 입니다. 이런 형태의 초콜릿을 2개를 먹었습니다. 어제가 밸런타인데이고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데 날 사랑하는 사람이 한 분도 없었는지 초콜릿을 TV에서 보고 인터넷 카페에서만 봤지 밸런타인 날에는 실제로 구경도 맛도 보지를 못했네요. 작년에는 작은딸이 회사직원들에게 주겠다고 상당량을 사놓고 그냥 가는 바람에 그것을 양재동까지 배달하느라고 내가 수고를 좀 했는데 올해는 그런 소동도 없고 두 딸이 있고 아내가 있는데도 누구 하나 한 알도 안주고 여자친구가 메일을 보냈다기에 메일을 보아도 없고 참으로 이상하게 그 흔한 초콜릿을 구경도 못하나 하고 자정 무렵에 집으로 가서 아내에게 바빳냐고 물었더니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느냐고 묻는다 "밸런타인 날 마감 10분 전!"라고 했더니 "그런데 왜 내게는 초콜릿 한 알도 없으신가요?" 한다 내 생각과 정반대라서 "여자가 주는 건데… "하니 펄쩍 뛰는 것이다 표정까지 변해서 난리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나 하고 작은 딸을 불러서 진위를 밝혀 달라고 부탁을 하니 "어머님! 여자가 남자에게 주는 거라오!" 이번에는 반대색으로 얼굴이 변했다. 너무나 바쁘다 보니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일반적 상식을 잘 알지 못했거나 오해를 한 것 같았다. 작년에는 분명 초콜릿을 내게 주었는데 말입니다. 주고 받는 대상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바람에 서로 주장을 하고 딸을 부르는 사이 시간이 가서 결국은 자정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냉장고에서 초콜릿을 꺼내주는 것을 받긴 했지만 시간은 지나고 말았지 뭡니까 그리고 다음날 밤에 친구가 와서 서두에 설명한 초콜릿을 주는 겁니다. 바빠서 못 왔다는 사연을 말하고 줄려고 준비한 것이 주머니 속에서 이렇게 변했다는 거네요. 좋아하지는 않지만 서로 주고 받으면 어쩐지 좋은 과자 받지 못하면 또한 어쩐지 섭섭한 과자 누구나 받는 것을 받지못하면 다소의 소외감도 느끼게 하는 과자 아빠에게 왜 초콜릿 안 주느냐 묻기까지 했던 과자 원래의 뜻은 어디 가고 상술적 기획이 판친다 해도 가족끼리 연인끼리 달콤한 초콜릿을 주고 받는 것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일인가요 화이트데이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에게 그리고 여자친구들에게 알사탕을 선물해야겠습니다 알콩달콩 재미있게… -10년 전의 밸런타인 데이에- -사진은 제주 초콜릿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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