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11 공항의 이별
  

공항의 이별 시·영상/무정 정정민 이제 가면 언제 오노 스물 다섯 해를 같이 했던 너 미소 짓고 손 흔들며 떠나는 당당한 모습을 보며 안도했지만 집으로 오는 길 눈물이 앞을 가렸다. 임신 중인 줄 모르고 감기약을 얼마나 먹었던가 병신 아기로 태아 날 거니 수술하라던 의사의 말로 가슴 찢기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 어떤 아기여도 좋다고 간절하게 기도하고 낳았더니 활짝 웃는 그 천사의 미소 너처럼 건강한 아이는 없었다. 골격이 크고 온갖 운동을 잘하여 언니보다 한 뼘이나 더 크더니 그 강한 에너지로 피아노를 힘차게 잘 쳐 한국의 유수한 교회와 문화센터에서 그 실력 유감없이 발휘했지. 더 큰 꿈을 이루려 적지 않은 나이에 영국으로 떠나니 잘해주지 못한 마음 얼마나 미안한지 간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떠나는 순간에도 유학비용 한 푼 주지 못하는 부모 원망은커녕 오히려 용돈을 놓고 가는 너 가난한 집안사정을 안다 하여도 그런 효녀 듣지 못했다. 꾸는 꿈 꼭 이루거라 찬란 태양을 보고 너를 잉태했으니 너는 반드시 만인의 빛이 될 것이다. 전능자가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

  

작은 아이가 영국으로 가던 날/무정 정정민 오후 7시 40분 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집에서 3시가 좀 지나서 출발했다. 가게 문도 열지 않고 집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막내아들과 아내와 나는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경유 인천공항고속도로 접어들었다. 영종 대교가 잘 보였다. 곧 공항에 도착하여 간단한 출국 절차를 밟게 될 터인데 마음이 평범하지 못했다. 낯선 문화와 언어권으로 여식을 보내는 부모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나 나나 모두 화장실을 자주 들락 여야 했다. 배가 아파 그랬다. 아무래도 신경을 쓰다 보니 배가 아팠나 보다. 그렇지만, 떠날 때쯤에 안정되어 천만다행이었다. 어쩌면 며칠 전 시골에서 먹고 온 생고기가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떠나는 날은 별다른 식사는 하지 않았다. 평소보다 오히려 간소한 식사를 하고 갔다. 나도 처음 가는 곳이라 주차에서부터 출국 게이트를 찾는 일등 모두가 서툴렀지만, 이 모든 것을 꼼꼼하게 종이에 써서 알려준 아이 때문에 몹시 어렵지는 않았다. 문제는 회사 일이 바쁜 언니가 5시가 되었는데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곧 출발한다는 전화가 왔었다. 둘째는 6시가 좀 지나면 출국 절차를 밟게 되는데 언니가 근무하는 회사가 남대문 근처 과연 한 시간 정도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 오지 말라고 전화를 했더니 회사 팀장이 배려하여 회사법인 카드를 주면서 다녀오라며 콜택시까지 불러주었다는 것이다. 무려 팔만 원이란 거액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동생과 만나 전송할 수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잘 가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홍콩을 거쳐 가는데 그곳에 무사하게 도착했고 한 시간 후면 다시 영국행 비행기를 탄다는 것이다. 직항비행기가 값이 비싸 이렇게 하는 것인데 16시간을 타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어느 하늘을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오늘 저녁쯤에야 런던에 도착하겠지. 몇 년이 지나야 올지 모르니 건강하기를 간절하게 비는 마음뿐이다. 무사하기를 날마다 기도한다. *************************************** 벌써 6년 전의 이야기 되었다. 3년을 영국에서 보내고 돌아와 지금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다. 멀지 않아 더 좋은 소식이 들릴지 모르겠다 더 책임 있는 직책을 맡게 될지도 모른다니 마음 졸이며 기도했고 비행기만 보면 영국 뉴스만 보면 딸을 생각했다. 영국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며 아르바이트도 했고 공부도 열심히 한 덕에 지금은 영어 실력이 무척 좋아졌다. 이제는 좋은 짝도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늘 좋은 신앙인으로 살기를 날마다 건강하고 지혜롭기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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