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숲 식물원 9

  

수족관 詩 寫眞/茂正 鄭政敏 흐르지 않는 물이라도 물속에 살아야 하는 물고기의 삶이 행복하다. 파도를 만나지 않아도 돼 거친 폭력자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먹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유영하는 일만 하면 돼 잠을 자고 일어나면 작은 공간 구석구석 돌고 돌면 돼 물이 마를까 독극물이 들어올까 무서운 새가 날아들까 헌데 친구가 그립다 오래전 헤어진 친구를 만날 수 없다. 다 채우고 살 수 없나 봐

  

수족관 /무정 정정민 투명한 수족관 뒤의 나무가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 있은 것 같았다. 사진을 찍어 보니 더욱 그랬다. 이곳에서 꽤 긴 시간을 보냈다. 물고기 움직임이 재미 있어서 수족관은 몇개가 있었는데 커다란 물고기는 내가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밀면 오히려 다가와 자신을 찍어 달라는 것 같았다 사람을 좋아해 그런가 보다 그에 비해 작은 물고기는 내가 다가가 카메라로 찍으려 하면 얼른 도망갔다 수줍어 그랬는지도 모른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카메라로 물고기를 찍어보는데 이렇게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사람도 만나보면 다양하다 같은 표정이나 말에 웃고 반가워 하는가 하면 더러 화를 내는 사람도 있으니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만나는 사람에게 반가운 표정을 짓는 것일까? 도망가는 물고기 같을까?

  

서울 숲 / 무정 정정민 서울 숲에 갔다. 올해로 세 번째는 되는 것 같다 이상하게 겨울에만 가게 되었다. 여름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말아 언제고 꼭 여름이나 봄에도 가보리라 생각한다. 이번엔 일부러 간 것이 아니라 근처에 볼일 있어 미리 갔다 그리고 서울 숲을 거닐어 보았다. 지난가을 북서울 숲을 거닐었던 생각이 나 그곳과 이곳 중 어디가 더 아름다운 곳일까 혼자 가늠해 보기도 했다. 넓기는 또 어떨까 생각해 보았지만 가늠은 쉽지 않았다. 서울 숲의 호수는 변했다 사진 속에서 아름답게 반짝이던 모습은 새로게 단장되었다. 부들이나 갈대 대신 분수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느 여름날 분수를 보게 되면 정말 멋진 풍경을 보게 될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서울 숲의 사계를 언젠가는 볼 것이다. 그것을 카메라에 담아 가끔은 다시 들춰보며 행복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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