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숲 10 고독의 숲
  

고독의 숲/ 詩 寫眞/茂正 鄭政敏 숨을 곳 없는 외로움이 석양빛 슬픈 자작나무 숲에서 낙엽처럼 뒹군다. 늘 낯선 시간 때문에 희망의 거미줄 가지마다 걸어 둔 여름이 부질없는 달빛처럼 부서져 나무는 하얗게 야위어 간다. 자신을 감추지 못한 고독 천적을 피하는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나무 끝까지 오르지만 나목의 겨울 숲은 추위만 기승부린다. 아직 버리지 못한 미련 지천명의 겨울 숲은 까치 울음으로 더 휑하다.

  

서울 숲속의 은행나무 숲/무정 정정민 어느 해던가 이 은행나무 숲에 가게 되었다 전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은행잎이 다 떨어지고 말았는데 이 숲 속은 나무에는 은행잎이 없었지만 바닥에는 노란 융단처럼 은행잎이 가득했다. 나무 사잇길로 걸어가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신기하고 보기는 좋은데 마음이 자꾸 시려 오는 외로움 나무 꼭대기에서 까치가 울어 더욱 쓸쓸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날을 생각하며 구름다리 위에서 은행나무 숲을 보니 회색빛의 숲이 역시 고독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 숲 속 벤치에 앉아있는 연인을 보니 나도 그런 낭만에 젖어보고 싶다는 또 다른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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